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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 ‘무노조 정책’ 깨지나

테네시 폭스바겐 공장 일부 생산직 노조결성
조지아·앨라배마 주정부 비상, 대책마련 나서

‘무노조’를 내세워 수많은 외국 자동차 기업들을 유치해온 남동부의 노동자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테네시주 차타누가 폭스바겐 공장은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일부 생산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식 노조로 인정하고, 앞으로 격주마다 대표자 회의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17일 지역 언론 ‘타임즈프리프레스’는 UAW 차타누가 지부 대표들이 다음달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열리는 전세계 노조 회의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UAW는 차타누가 폭스바겐 공장에서 공식노조로 인정받았지만, 아직 단체교섭권은 없다. 이 공장 노동자의 과반수가 노조에 반대하고 있기 대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장의 노조 공식인정은 UAW 관계자 스스로가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예상밖 사태다. UAW는 최근 몇년간 남동부 노조설립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지난 2월 간신히 얻어낸 노조결성 찬반투표에서 패배한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폭스바겐이 최근 도입한 노조관련 새 사규가 있다. 사규에 따르면, 생산직 노동자 전체의 15%, 30%, 혹은 45%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한 단체는 노조로 공식 인정을 받고, 경영진 회의참석 등의 권리를 갖는다. 노동자 30%를 대표하는 단체는 매달, 45%를 가진 단체는 격주로 경영진과 회의를 가질 수 있다.

최근 폭스바겐 측은 독립기관을 고용해 조사를 한 결과, UAW가 노동자의 45%를 회원으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UAW는 그동안 ‘무노조’로 알려졌던 남동부 진출의 주요 거점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무노조’를 내세워 자동차 기업을 유치해왔던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미시시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익명을 요구한 조지아 주정부 관계자는 “지난 2월 차타누가에서 노조결성 찬반투표가 열린 날, 밤을 새고 결과를 기다려 주지사에게 보고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법적 문제는 없는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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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도미노’ 사태 벌어질까

전미자동차노조, 남동부 입성
현재 앨라배마 벤츠공장도 노조설립 ‘꿈틀’
조지아·앨라배마 주지사들, 노조사태 촉각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테네시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에 한국 자동차업계는 ‘노조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와 주정부, 노동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노조결성 배경과 향후 전망을 종합해봤다.

▶왜 남동부는 무노조인가=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테네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 남동부 지역에는 현재 ‘근로권익법(Right to Work)’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직원들의 노조 의무가입이나 노동조합비 강제 징수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86년 도요타의 켄터키주 완성차 공장 설립을 계기로, 기아·현대를 비롯한 외국 자동차 기업 상당수가 남동부에 진출했다. 각종 세금면제와 토지 무료제공 혜택 이외에도, 노조결성을 어렵게 하는 근로권익법 덕분이었다. 특히 매년 노조파업으로 홍역을 치르는 한국 자동차업계에 있어서 남부의 ‘반노조 정서’와 ‘기업우선주의 법체계’는 큰 매력이었다.

▶다음 목표는 앨라배마=UAW의 다음 목표는 앨라배마 밴스 소재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이다. 현대 자동차 몽고메리 공장에서 자동차로 불과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이다. UAW는 지난 10월 터스칼루사 카운티에 지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노조가입 홍보에 나섰다.

UAW가 독일계 회사를 목표로 삼는 이유는 특유의 노조친화적 기업문화 때문이다. 실제로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 소속사 가운데, 앨라배마 공장에만 유일하게 노조가 없다. 로드니 보웬스 UAW 터스칼루사 지부장은 지역언론 ‘AL.com’과의 인터뷰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의 과반수를 회원으로 모집해 집단교섭권을 갖는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에 있는 벤츠 1차 협력업체 개사는 이미 노조가 설립됐다는 사실도, 벤츠의 노조설립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노조 도미노’ 촉각=노동법 전문 법무법인 ‘리틀러’의 제이 세인트클레어 변호사는 AL.com과의 인터뷰에서 “(앨라배마에) 지금 당장 ‘노조 도미노’현상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UAW가 폭스바겐과의 교섭을 통해 임금이나 복지혜택 증가 등의 성과를 낼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방법에 따르면, 노동자의 30% 이상이 ‘권리부여 카드(Authorization Card)’에 서명해 특정 노조가입에 관심을 표명하면, 노조는 사측에 찬반투표를 요구할 수 있다. 투표결과 과반수가 노조에 찬성하면 노조는 집단 교섭권을 가지게 된다.

▶주정부 반응은=조지아, 앨라배마 등 남동부의 공화당 주지사들은 한결같이 노조에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폭스바겐 공장 UAW사태 추이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 한 조지아 주정부 관계자는 “지난 2월 폭스바겐의 노조 찬반투표 결과를 밤새 지켜보고 주지사에게 즉시 보고했다”고 귀띔했다.

조지아·앨라배마 주지사들에게 있어 외국기업 유치는 유권자들에게 내세울수 있는 정치·경제적 성과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자동차 공장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주정부간 치열한 외국기업 유치경쟁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외국기업 혜택이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여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주정부도 외국 기업을 위해 무작정 파격적인 유치조건을 제시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주정부들은 이제 타주 뿐만 아니라 멕시코와도 외국기업 유치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미국 남부가 아닌 멕시코 북부에 제2북미공장 건설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엔 UAW가 남동부 진출에 성공하자, 남동부 주정부들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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