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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나눔은 도전이다

본지 발행인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데는 두려움이 따른다. 이것, 저것 나눠주면 정작 자신은 써야 할 때 못쓰고, 부족해질 것이라는 불안과 걱정이 앞선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이 두려움이다. 그런 점에서 나눔은 늘 우리에게 도전이 된다.

그런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왜 기꺼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있을까. 얼마 전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단,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역설적인 의미에서 그렇다.

많은 돈을 벌어서 혼자만의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얼마간의 안정감과 행복감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물질적 행복은 결코 오래 못 간다. 그만큼 기대치도 금새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가난한 이웃을 돕는 체험과 기쁨이 훨씬 더 지속적이고, 충만한 기쁨을 준다고 한다. 더 많이 벌수록 더 여유롭게 살 수 있긴 하지만,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쓰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면 훨씬 더 큰 행복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돈의 역설’이다.



“내가 번 돈,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 “나도 없는데 이웃까지 도와야 하나”라는 질문에 한번 답해보자. 우리 내면에는 누구에게나 두려움, 시기, 질투, 욕심 등의 어둠의 속성과 사랑, 기쁨, 관용, 용서 등과 같은 빛의 속성이 동시에 잠재해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그 사람의 자유의지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Cain)의 어원이 ‘소유’, ‘획득’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본다. 소유와 획득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자기중심적 본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카인으로 대표되는 사람의 모든 죄성은 바로 자기만을 위한 욕심과 탐욕에서 비롯된다.

자기 중심적 본성을 선택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돈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주길 바라지만 결코 그렇지 못하다. 돈에 의존하면 할수록 더 많은 두려움을 느낄 뿐이다. 카인은 그 두려움을 견디다 못해 에덴의 동쪽에 자기를 지키기 위한 성을 쌓고 범죄자의 조상이 되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말씀은 누구에게나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돈을 벌고 모으는 것에만 집착하면 돈의 노예가 되고, 노예는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돈이라는 맘몬(mammon) 신은 자기 위의 어느 누구도, 어떤 가치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섬기는 사람은 끝없는 탐욕과 허무에 빠진다.
반면, 이웃을 돕는 마음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사랑은 두려움을 이긴다. 사랑 안에는 두려움이 없다.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것은 곧, 사랑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사랑이 주는 기쁨과 감사, 평화를 누리는 사람은 더없이 행복하다.

가진 것이 없는데도 이웃과 나누고, 자신을 희생해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은 더욱 큰 기쁨을 누린다. 이기(利己)의 두꺼운 벽을 무너뜨리고, 이타(利他)를 실천함으로써 어두운 자기중심적 자아에서 벗어나 밝고 따뜻한 행복의 세계로 옮겨간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결코 돈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대신 그 돈으로 ‘관계’를 얻기를 원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관계란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이고, 그런 ‘사랑의 네트워크’를 엮어갈 때 더할 수 없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이미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흔쾌히 나눌 수 있다.

해마다 이맘때 펼쳐지는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네트워크’ 캠페인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수록 우리 모두가 그만큼 더 행복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우리 주변의 그늘진 이웃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보자. 그러면 우리 자신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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