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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 대통령의 공과 흠

송 장 길 / 전 KBS LA특파원

정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요체가 있다. 다양한 만남을 통해 국민의 살아가는 형편을 살필 수 있고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반추해 볼 수 있고 설득도 할 수 있다. 더구나 날로 대중화하고 분화되는 민주사회에서는 더욱 그렇고 정형화된 통로만으로는 편협되기 쉽다.

박근혜 대통령은 2년 가까운 집권 기간 동안 비교적 건전한 노선과 정책을 제시해 왔다. 무리하지 않고 추진해 온 창조경제와 불황타개책 복지 수렁의 제동 그리고 활발한 국위 선양과 유연한 대북 태도 등은 앞으로 그 결실에 따라서 상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는 미흡하고 야권의 저항은 극렬하다. 물론 국회선진화법과 인사청문회 같은 제도적인 난삽성과 세월호사건 등 불행한 사태도 악재였지만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많은 지적과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박 대통령의 개성이나 성별을 탓할 일은 아니다. 나름 긍정적인 면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나치게 형식적인 보고와 지시 채널에만 의존한다든지 대화 통로가 소수의 틀에 한정된다면 자신은 물론 정권과 국가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이 어렵고 판단의 기준이 흐려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면담하려면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등 5분이나 걸리고 대통령은 일과를 마치면 대체로 서류뭉치를 들고 관저로 향한다고 한다. 수석이나 장관들과의 면담도 뜸하다. 의도적으로 형제자매와도 거의 접촉이 없고 공식 일정을 빼고는 업무상의 보고자나 호출된 사람 그리고 주로 문고리 권력자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듯 싶다. 그러니 문고리 3인방과 옛 측근의 국정논단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의 머리와 손발이 돼야 한다. 대통령의 두뇌집단이어야 하고 때로는 난상토론도 벌이는 창의적인 브레인 스톰이어야 한다. 현재 수석회의에서 보이는 모습처럼 관료적이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국무총리는 대통령과 가장 호홉이 맞는 긴밀한 동반자여야 하고 내각도 대통령의 분신같이 함께 숨쉬며 터놓고 정무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 수반의 비전과 어젠다가 정부에 스며들고 국민을 위한 조직이 된다. 또 국민 생활 실상과 민의가 효율적으로 수렴될 것이다.

비서실이 대통령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판단을 조언하며 정치철학에 영감을 준다면 내각은 국민과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이를 공식화하고 권력화한다. 낮과 밤으로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늘 대화해야 할 참모들이다. 비서실과 내각이 그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거나 능력이 없다면 국가를 위해서 대통령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든지 아니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다. 또 여당과 야권과의 대화에도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불통이란 지탄을 깨면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박수갈채를 받을 것이다.

듣는 것이 힘이다. 다양한 음성을 들어 취사선택 하되 여과를 거쳐 공식화하면 된다. 비선의 작용은 비리가 되지만 좋은 의견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면 준엄한 시책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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