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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능력 이끌어 줄 수 있는 인생의 멘토를 만나라

의사가 들려주는 의대 이야기

케네스 김
성형외과 전문의
UCLA 외대 외래 부교수


멘토는 교육과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이미 걸었던 사람들이며 우리가 현재 위치한 곳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길을 끌어준다.

나의 첫번째 멘토는 중학교시절 카운슬러다. 미스터 번스타인. 그는 어느 날 내게 일반과정이 아닌 심화과정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요?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라며 몇 번씩 되묻자 그는 "그래 넌 할 수 있어"라고 답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ESL 수업을 듣던 나는 그렇게 심화과정을 듣게 되었다. 카운슬러가 나를 믿어주었기에 가능했다.

두 번째 멘토는 형의 친구인 마이크였다. 중학생 시절 마이크는 곧 잘 집에 놀러 와 함께 농구를 하곤 했다. 마이크는 종종 내 숙제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나는 그를 잘 따랐다. 난 그가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아마도 폴리오 병을 앓고 계셨던 까닭에 거동이 불편하셨던 그의 어머니의 간병을 어릴 적부터 도왔기 때인 것 같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어했다.



의사가 되면 사람들을 도우며 살 수 있고 좋은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게도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는 말로 의사가 되려는 꿈을 심어주었다. 마이크와 대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도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 마이크가 그렇게 말해주었을 때 난 그 전엔 없던 확신을 느꼈고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세 번째이자 주된 멘토는 대학 신입생 시절 그것도 개강 첫날에 만난 '딘'이다. 당시 그는 4학년이었고 의대에 지원하는 중이었다. 의대 예비과정을 준비하는 내게 그는 어떤 수업들을 듣는 것이 좋은지 알려주고 그가 쓴 의대지원서 등을 보여줬다.

또 내가 조교직을 얻을 수 있게 도와 주었고 계절학기(여름)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줬다. 딘은 내가 항상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아 주었고 성적도 A를 받으면 제 일처럼 기뻐해주곤 했다.

딘은 졸업한 뒤에 UC샌프란시스코 의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그는 종종 토요일이면 나를 데리러 버클리까지 직접 운전하고 와서 UCSF 도서관에 가서 함께 공부하곤 했다. 또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나를 데리고 병원이나 수업교실 연구실 등을 구경시켜 주곤 했다. 심지어 같은 의과 대학원생이었던 그의 여자친구와의 저녁식사에도 데리고 갔다.

현재 UCSF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딘과 몇 주전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고 있을 때였다. 식사 도중 나는 '안킷'이라는 인도인 친구에게서 시카고에 취직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안킷은 인턴시절 심장외과 서비스 로테이션 중 만난 친구다. 그는 그곳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흰 가운은 너무 컸고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우리 팀을 쫓아다녔다. 꼭 인도에서 온 객원 의사 같이 보였다.

그는 노스웨스턴대 심장외과의들과 연구활동을 하는 예비의대생 1학년이었다. 난 다음날 이 친구에게 갖고 있는 여분의 조금 작은 흰 가운을 건넸다.

또 암기에 능하지 않아 의학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하는 그에게 "넌 의사가 될 수 있어 그저 열심히 공부 하면 돼"라고 말해주었다. 또 어떤 학과외 활동이 좋은 지 말해 주었고 토요일에는 그의 기숙사에 들려 유기화학 등 의과 예비과정 수업 공부를 봐주곤 했다. 또 예일 의과 대학시절 입학사정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그의 의대 지원서와 인터뷰 준비도 도왔다.

안킷은 하버드 의과 대학원에 진학했고 얼마 전에는 존스홉킨스 신경외과 연수를 마쳤다.

난 딘에게 "너가 내게 멘토였던 것처럼 나도 안킷을 도와줬다"고 말한 뒤 안킷에게는 "항상 말하던 나의 멘토인 딘과 함께 저녁을 하고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딘 역시 안킷에게 축하한다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줬다.

교육이란 뜻의 영어 단어는 라틴어로 에두코(educo)다. '지도하다(e)'와 '안에서 밖으로(ducere)' 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멘토가 하는 일은 바로 잠재적인 능력을 깨워내는 것이다. 미스터 번스타인이나 마이크같이 자신감을 주는 멘토 딘처럼 중요한 단계를 밟아가는 길을 인도해주는 멘토. 모든 멘토는 사람의 일생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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