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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오피니언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

이종호/논설위원

신문사 논설위원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 분들이 가끔 있다. 그 때마다 대답한다. "칼럼 써요. 사설도 쓰고요."

이 말 그대로 논설위원의 주 업무는 '논설'을 쓰는 일이다. 논설이란 어떤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견이나 주장을 담아 논(論)하거나 설명(說明)하는 글이다. 그게 사설(社說)이고 칼럼이다. 사설은 여러 현안에 대해 '우리 신문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는 신문사의 공식 입장이다. 이에 비해 칼럼은 집필자 개인의 주관적인 글이다. 따라서 묵직한 사회 이슈에서부터 소소한 신변잡기까지 모든 것을 소재로 삼을 수 있고 개인의 취향과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논설 집필 말고 논설위원이 담당하는 또 하나 중요한 일이 있다. 오피니언 면에 실릴 글을 고르고 다듬는 일이다. 그런데 이게 좀 '거시기한' 구석이 있다. 한정된 지면 사정과 신문의 편집 방향에 맞춰 어쩔 수 없이 분량 조절을 하기고 하고 내용을 가감하기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의 수준도 따져야 하고 건전한 상식과는 거리가 먼 '황당한' 내용이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간혹 왜 보낸 글이 안 나오느냐며 항의하는 분도 있고, 신문사엔 글 보내면 마음대로 뜯어고친다며 불쾌해 하시는 분도 있다. 행여 독자 중에 그런 분이 있었다면 양해를 부탁드린다.

어쨌거나 이런 일들을 하면서 또 한 해를 보냈다. 감사한 것은 그 과정에서 올해 역시 많은 필자들을 만났다는 점이다. 그 중엔 식사라도 함께 하며 직접 대면한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면에서 만난 분들이다. 그래도 모두가 삼촌 이모처럼, 친구 동료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글로써나마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감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은 수년 째 글을 보내주시는 고정필자들이다. 박철웅, 김용현, 김창준, 김택규, 이재학님은 각종 시사 현안에 대해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늘 일깨워 주는 분들이다. 수잔 정, 모니카 류님은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의료 부문의 에피소드를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어떻게 이웃사랑이 실천되어야 하는지를 일러주었다.

최운화, 김윤상님은 해박한 지식으로 미국의 경제 및 법률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었고 이정아, 하정아님은 깊은 사유와 절제된 언어로 수필적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원창호, 고동운, 김학천, 이보영 님은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의 글로 정신을 살찌워 주었으며 장태한, 허종욱, 곽태환님은 학자적 시론으로 지면을 빛냈다. 유지애, 이기희, 오연희, 이계숙님은 여성다운 부드러움으로 일상의 작은 것에서조차 삶의 지혜를 길어 올리는 섬세함을 보여 주었다.

올해 새롭게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도 있다. UC리버사이드 이상희 교수는 사회 전반의 관심사들을 인류학적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으며 송장길님은 언론인 출신다운 예리한 시각으로 각종 현안들을 분석해 주고 있다. 또 감성 넘치는 에세이를 쓰는 박유선님도 동참했다.

주부 정설아씨는 약자와 소수를 향한 뜨거운 애정이 묻어나는 글로 주목을 받았고 프로그래머 공성식씨 역시 IT와 인문학적 글쓰기의 접점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글로 인기를 끌었다. 이들이 있어 오피니언 지면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되었다고 믿는다.

독자마당을 채워준 일반 기고자도 빼놓을 수 없다. 유쾌한 노년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서효원님을 비롯해 이재수, 임낙주, 임용균, 박원철, 안동철, 이영순, 박영혜, 김중식, 김석두, 장인환, 수지강, 나광수님 등 많은 분들이 정성어린 글을 수시로 보내주셨다. 김홍식, 윤천모, 박성은, 박성규, 조정화, 박문규, 이산하, 이삼웅, 지상문, 지종근, 인현미, 박원선님도 있다. 아, 지난봄 유명을 달리한 박승호님도 잊을 수가 없다.

이들은 우리 신문에서 모두 가족 같은 분들이다. 이들이 있어 지난 1년이 즐거웠고 보람찼으며 그만큼 더 성숙할 수 있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리라 믿는다.

지난 한 해 수고해 주신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미처 호명하지 못한 필자들께도 똑같은 마음으로 넙죽 머리 숙여 송년 인사를 올린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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