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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국 경제의 봄날

[LA중앙일보] 발행 2015/01/05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1/04 20:55

안 유 희/경제부장

지난해 12월 23일 미국 경제에 대한 놀라운 소식 하나가 나왔다. 연방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9%에서 5%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2003년 3분기 성장률이 6.9%를 기록한 이후 11년만에 가장 빠른 성장속도였다. 여기에 2분기 GDP 성장률 4.6%와 합하면 예상을 뛰어넘은 큰 폭의 성장세였다.

BEA의 발표는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선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문제는 성장의 따뜻한 바람이 어디까지 부느냐이다. 지금까지 경제위기 탈출과 성장의 과실은 대부분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 돌아가면서 부의 편중을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제 관심은 어렵게 당겨진 경기회복의 불길이 모든 소득계층에 고루 퍼지냐이다.

거시경제의 전망은 좋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과 유럽이 1%대 성장에 머물고 중국이 성장률 둔화를 지속하는 반면 미국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긍정적인 성장 전망이 실질적으로 아래목에서도 느껴지려면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올라야 한다. 그래야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다시 일자리와 임금이 증가하는 선순환으로 정착된다.

먼저 일자리 증가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일자리는 300만 개가 늘었고 실업률은 5.8%로 떨어졌다. 6년래 최저치다. 올해도 고용시장 회복세는 강화돼 실업률이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5% 이하면 실질적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임금이 오른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하면서 지난 4년간 정체됐던 임금이 정상적인 수준의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질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포기한 1810만 명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차라리 실업을 택한 이들이다.

지난해 가계소득이 늘었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민간기업인 센티어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평균소득은 1.2% 상승했다. 2008년에서 2011년 사이 8%나 떨어졌던 가계 평균소득이 오름세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또 올해도 전국적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이 많은 주에서 일제히 상승하면서 30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임금이 2%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찬반논쟁은 큰 폭의 임금인상에 회의를 품게 한다. 새해가 되자마자 벌써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소규모 업체에 부담만 가중시켜 고용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는 해묵은 반론이 나오고 있다. 경기가 회복돼 임금이 자연스럽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최저생계비 유지와 소비확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강요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도 임금인상폭이 낮은 것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연방준비제도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 근거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저조한 임금인상을 꼽았다.

경제성장의 핵심지표인 소비에 대한 전망도 밝다. 월가에서는 올해 소비증가율이 지난해의 2%를 능가하는 2.8~2.9%로 보폭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지출 증가도 지난해 3분기 3.2%에서 4분기 4% 이상으로 늘 것으로 보여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가하락으로 인한 가계의 소득증가 효과도 지난해 140억 달러에서 올해 1000억 달러로 늘어난다.

미국경제에 봄이 온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온기가 얼마나 넓게 퍼져나갈 것인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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