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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음 속 '무지개'를 찾아가는 새해

신 승 우/사회부 차장

즐겨 듣는 노래 중 '이파니마에서 온 소녀(The Girl from Ipanema)'라는 곡이 있다. 브라질 출신의 여가수 아스트루드 질베르토가 부른 보사노바인데 카페나 라디오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는 유명한 곡이다.

1964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질베르토의 목소리는 덤덤한듯하면서도 산들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듯한 느낌을 준다.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인 질베르토는 원래 가수로 훈련을 받던 사람이 아니었다. 평범한 가정주부이던 그는 20대 중반에 노래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사실이 절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곡을 소화하는 능력이 높다. 질베르토의 노래 중 또 즐겨듣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1966년에 발표된 '무지개를 바라봐(Look to the Rainbow)'라는 곡이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속삭이는듯한 질베르토의 목소리도 일품이지만 '무지개를 바라봐, 그리고 꿈을 좇는 사람들을 따라가'라는 노랫말이 마음속에 큰 여운을 남기는 노래다. CD에 담아 운전 중에 자주 듣는데 특히 출퇴근길에 프리웨이가 막혔을 때 들으면 꽉 막힌 도로 대신 혹시 무지개가 뜨진 않았는지 멀리 높은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선사하기도 한다.

연말을 앞둔 지난 12월 말, 여러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각자의 새해 소망에 대해 말을 하는 기회가 생겼다.



대부분 자녀, 건강, 결혼, 직장 문제 등 크게 다르지 않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이 가장 큰 소망으로 귀결됐다.

꿈과 이상을 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던 젊은 시절의 모습은 다 사라지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안타까운 이민자들의 애환마저 느껴졌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페이먼트에 쪼들리며 사는 미국 이민생활이 많은 사람을 현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럴수록 우리들의 정서는 점점 더 메말라 가고 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었다.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두 글자는 항상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아무리 무겁고 어렵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인종차별, 언어장벽, 문화의 차이 그리고 가족, 친척,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단절과 외로움…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누구나 안다.

하지만 새해 아침 떠오르는 첫 번째 태양을 바라보며 올해에는 뭔가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희망을 품어 본다.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꾸지 않으면 삶의 종착역이 다다르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과 같다.

올해에는 독자 모든 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성취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의 꿈을 잃어 버렸다면 꿈을 꾸는 친구를 발견하고 따라가도 그 열정을 배울 수 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현실에 짓눌려 마음이 답답하고 꿈을 꾸기 힘들 땐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자. 약속의 징표인 무지개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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