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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부시 가문의 세 번째 도전

[LA중앙일보] 발행 2015/01/0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5/01/06 21:27

김완신/논설실장

2012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을 위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알팔파 사교클럽에 참석해 이런 농담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젭 부시가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를 바라지만 나는 원하지 않는다." 1913년에 창설된 알팔파 클럽은 유력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사교 모임이다. 이런 자리에서 대통령이 농담으로 젭 부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한 젭 부시는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의 아들이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대선 때마다 공화당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2012년 대선에서도 공화당은 젭 부시의 출마를 기대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후보에 나서지 않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젭 부시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출마가 거의 확정적이다. 워싱턴포스트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재직하는 민간회사의 이사직을 사직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소유하고 있는 기업도 조만간 처분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 미트 롬니가 그가 운영했던 투자회사 '벤처 캐피털'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것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젭 부시는 공화당 내에서 항상 대권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주지사 시절 쌓았던 풍부한 행정 경험, 정계에 적을 두지 않는 친화력, 전국적인 지명도 등을 두루 갖췄다.

여기에 더해 젭 부시는 다른 공화당 대권후보와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 바로 히스패닉계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대선에서 히스패닉계의 외면으로 패배를 맛본 공화당입장에서 젭 부시 만큼 유용한 후보도 드물다. 2013년 기준,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는 5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한다. 엘리트 백인신사 이미지의 미트 롬니로는 히스패닉계를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화당 내의 중론이다.

젭 부시는 고등학교 시절 교환학생으로 멕시코에서 생활했다. 지금의 아내도 교환학생 시절에 만난 멕시코계 여성이다. 유니버시티 오브 텍사스 오스틴에서 라틴아메리카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베네수엘라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스패니시에 능통하다. 스패니시로 대중연설이 가능한 몇 안되는 공화당 정치인이다. 실제로 199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유창한 스패니시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을 잡아 당선됐다. 2002년 재선에도 성공해 플로리다주 최초로 공화당 출신의 연임 주지사 기록을 남겼다.

젭 부시가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공화당 대권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8일 CNN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ORC의 설문조사에서 젭 부시는 23%의 지지율을 보였다. 경쟁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비교할 때 10%포인트 높다. 지난 11월 같은 조사에서는 젭 부시는 14%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불과 한 달도 안돼 9%포인트 상승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아직 민주당 힐러리와의 가상대결에서 뒤지고 있지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백인유권자를 기반으로, 히스패닉계를 효율적으로 공략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는 내년 1월부터 공화.민주당이 전국을 돌며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양당 대통령 후보의 윤곽은 올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젭 부시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대통령에 도전하는 부시 가문과 부부 대통령을 꿈꾸는 클린턴 가문의 격돌이다. 이번 대결은 역대 어느 대선 보다 '흥행' 요소가 다분하다. 부시 가문의 '대물림'과 클린턴 부부의 '독점'이라는 비(非)미국적인 요소에도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태도는 성숙해 있고 정치는 흔들림 없이 견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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