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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바로크 음악의 특징

바로크(Baroque)란 포르투갈어로 "찌그러진 진주"라는 뜻이다. 본디 미술에서 시작된 이 용어에서 우리는 뭔가 삐딱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이 샘솟기 시작한 르네상스를 지나 그것이 퇴폐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음악에서의 바로크 (c1600-c1750)의 경우, 바흐의 수많은 음표들이 음악에 문외한 관료들을 성가시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퇴폐적이거나 감정에 치우치지는 않았다. 이것은 바흐가 만들었던 2백여곡의 칸타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또한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로, 그리고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면서 서양음악이 기틀을 잡아가는 시기이기도 하였다.

 학창시절에 간략하게 배웠던 음악사를 회상해보면 중세의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단번에 바로크의 바흐와 헨델로 뛰어넘었는데 그사이에는 진실로 많은 작곡가들이 포진하여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었음을 그동안의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결코 바로크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돌연변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유럽에 퍼진 그리스도 사상은, 종교와 정치의 대립과정속에서 프랑스에서는 자체적으로 교황을 선출하기도 하였고 영국에서는 국왕이 직접 수장이 되었으며 독일과 스위스에서 신교가 등장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교회의 힘이 약해지면서 강력한 힘을 지닌 절대군주가 등장하고 예술가들이 그들의 지원아래로 이동하게 된다. 대표적인 전제군주로 프랑스의 루이 14세 (1643-1715)를 들 수 있다. 그는 베르사유 궁정에서 수많은 예술가를 지원하여 문화와 예술을 활짝 꽃피웠다.



 바로크시대가 르네상스와 크게 다른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화성음악과 다성음악의 차이가 될 것이다. 르네상스에는 여러성부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움직였는데, 바로크에 오면서는 여러성부 중 하나의 성부만을 밀고 나머지 성부는 뒤에서 화성적으로 받쳐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화성음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르네상스의 다성음악이 우연성에 근거한 어울림이었다면 바로크의 화성음악은 보다 체계적인 필연의 어울림이라 할 수 있다. 르네상스에는 이전시대의 그레고리오 성가 등을 정선율로 하여 모든 성부에 동등한 가치를 주었기때문에 한 시점에서의 음들의 어울림이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조정되었다. 하지만 바로크에는 화성학의 이론을 만들고 그공식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게 된다. 예를 들어, 음들 중에는 주된 음이 존재하고 다른 음은 그것과 어떤 식으로 상관관계를 맺게 되는데, 한시점에서 수직적으로 볼때 주된 음과 그위에서 울리는 음 사이의 거리가 길면 장(長)조이고 짧으면 단(短)조가 된다 (흔히 장조는 기쁘고 단조는 슬프다고 하는데 이것은 후천적 학습에 근거한다고 한다).

또한 음악이 끝나는 시점에서 어떤 음과 화음은 꼭 주된 음과 화음으로 회귀하게 되는데 이러한 강한 회귀의 성향 등은 하나의 공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음악안에서 주된 음은 바뀌기도 하는데 이러한 기술을 전조라고한다. 악기 전문가이기도 한 바흐는 이러한 전조를 용이하게 하기위해 음들간의 간격을 균등하게 바꾸고, 스스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작곡하여 그 효용성을 증명하였다.

 바로크의 대표적인 음악적 기법으로는 통주저음과 콘체르타토를 들 수 있다. 통주저음이란 오르간 등으로 음악 전편에 흐르며 화성적 기초를 제공하는 저음을 이르는 것이다. 또한 콘체르타토는 작은 그룹과 큰 그룹사이의 주고 받음을 통해 강약의 대비효과를 내는 것이다. 피아노와 포르테간의 다이나믹 대비를 바로크에는 이러한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바로크에는 인간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위해 꾸밈음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때로는 꾸밈음이 너무 길어 음악의 속도가 변하기도 하였다 (르네상스에는 인간의 맥박수를 기준으로하여 정속도로 연주되었다). 트릴이나 돌리기 그리고 아르페지오는 이때 나온 기법이다. 또한 당시에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주장한 체액론 (혈액, 점액, 황담즙, 그리고 흑담즙은 각각 불, 물, 공기, 그리고 흙의 특성을 가졌다고 보았다)에 근거하여 인간의 감정이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마태존같은 작곡가는 체액의 조합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음악어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였다. 오늘날의 서양의학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의 감정 호르몬을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 항우울제인 프로작을 투여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음악요법을 찾아내는 시도가 되겠다고 볼 수 있다.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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