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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프랑스가 '이슬람 왕국'이 된다면

[LA중앙일보] 발행 2015/01/14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5/01/13 20:33

김완신/논설실장

지난 7일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을 때 한 권의 책이 출간됐다. 프랑스 문단의 최고작가로 인정받는 미셸 우엘벡의 작품 '복종(Soumission)'이다.

소설 '복종'은 2022년 프랑스 대선이 배경이다. 극우정당의 출범을 막기 위해 진보와 보수가 합동으로 가상 정당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해, 프랑스에서 이슬람 율법 통치가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소르본 대학도 '파리-소르본 이슬람 대학'으로 개명되고 교수들도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게 된다. 사회도 변한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교육기회가 제한된다. 이슬람 정권을 지지하는 산유국의 투자로 프랑스 경제가 전기를 맞는다는 내용도 나온다.

가상소설 같은 이 작품이 주목을 받는 것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체에 퍼지고 있는 반이슬람 정서를 직설적으로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상이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현재 프랑스에는 550여만 명의 무슬림이 거주한다. 유럽 최대 규모로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한다. 특히 무슬림의 출산율이 높아 무슬림 인구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무슬림 확산에 대한 유럽 전역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계로부터 습격을 당하는 테러가 발생했다. 직접적인 동기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초상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는 무함마드의 초상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들지 말라는 언급은 없다. 그러나 예언자의 얼굴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것은 중대한 신성모독이고 우상숭배로 간주한다. 무함마드의 어록을 기록한 교리서 하디스에는 '그림이나 동상 있는 집에는 알라의 자비가 떠나고 천사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철저히 경계한다. 실제로 중세 때 제작된 무함마드의 승천 그림에도 말을 탄 형체만 있지 얼굴은 없다.

여타 종교와는 달리 이슬람은 종교이면서 신자들의 모든 생활을 규율하는 최상의 법이다. 무슬림들의 신앙심은 절대적이다. 해가 떠 있을 때 음식을 금하는 라마단 기간에 신실한 신자는 침도 삼키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또한 코란은 '성스러운' 아랍어로 쓰여진 것만을 정식 경전으로 간주하고 다른 언어로 번역된 것은 해설서로 격하할 정도로 자부심도 강하다.

이번 테러에 대해 이슬람조차도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만행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지만 서방세계와 아랍권의 해묵은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 일반 무슬림들도 테러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반대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자신들의 신을 모독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테러리스트들과 정서적 공감을 한다.

이에 대해 서방세계는 파리에서 40여 개국 지도자와 100만 명의 시민이 거리를 행진하며 샤를리 에브도에 연대를 표명하면서 테러를 규탄했다. 또한 샤를리 에브도도 "표현의 자유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14일 배포되는 최신호 표지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만평을 다시 실었다. 표지에는 '모두 용서한다'는 제목으로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며 '내가 샤를리다(Js Suis Charlie)'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최신호는 이전의 인쇄부수 6만부의 50배인 300만 부를 배포할 계획이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피상적으로 '표현의 자유'와 '신성모독'의 대립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이슬람 문화의 확산과 이에 맞선 반이슬람 정서의 오랜 갈등이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서방과 이슬람과의 갈등은 유럽으로 번졌다. 2차세계대전 이후 급격히 늘어난 유럽의 무슬림 인구는 서구문명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유럽인들은 무슬림 이민자들의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생각하고 무슬림들은 유럽에서도 이슬람의 방식을 고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두 문화권의 화해는 요원하다. 이번 테러를 단순히 야만적인 범죄로만 규정하기에는 함축하는 의미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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