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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돈 세다 밤 한번 새워봤으면…"

이성연/경제부 차장

취재 도중 한 자영업자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그는 "제발 경기가 다시 살아나서 돈 세다 밤 한 번 새워봤으면 좋겠네요"라고 했다. 물론 우스갯소리겠지만 그 답변엔 진심이 담겨있을 테다.

한인타운 소매업주들의 새해 소망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는 좀처럼 되살아 나지 못하고 있다. 생활 물가는 모두 올랐지만 월급쟁이 임금은 그대로이고, 업주들은 밤낮 죽어라 일하지만 임금, 보험료 등 각종 비용 상승에 한숨만 나온다.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조차 힘들다. 몇 년째 "불경기에 죽겠다, 힘들다, 허리 휜다"라는 소리가 돌림노래처럼 이어진다.

불경기는 삶의 양식도 바꿨다. 대학을 졸업해도 먹고 노는 젊은 백수가 늘었고, 경제적으로 자립 못한 이들은 결혼까지 미루는 실정이다. 연말 특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개스값을 제외한 모든 생활 물가도 올랐다. 손쉽게 먹을 수 있던 계란마저 값이 2배 가까이 뛰었단다.

지난 연말, 한 해 동안 감사했던 이들에게 건네던 조그만 선물도 부담이었다. 소비 여력이 없으니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선물하자는 소비심리가 반영된 듯 지난 연말 한인타운 소매업체들은 예년보다 못한 매상에 울상을 지었다. 불경기는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이 됐다.



하지만 장기화된 경기침체에도 한인 업주들은 저성장 기조 속에 대형업체, 주류업체 등과 함께 무한경쟁에 나서야한다. 한인타운도 고객을 끌어모으고 지갑을 열게 하는 참신하면서도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주변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는 업체들이 분명 있다.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면서 바닥까지 가라앉은 소비심리의 부활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 주말 취재를 위해 LA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리틀도쿄를 찾았다. 리틀도쿄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작년부터 시작된 일본 유명 만화 캐릭터인 '키티(Kitty)'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일요일 오전인데도 일본계는 물론 백인부터 라틴계까지 모두가 모여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박물관 근처 상점에는 빵, 커피, 점심을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가게 문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심지어 한인타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팥빵 하나를 수십분 씩 줄을 서가며 구입해야 했다. 박물관에서 개최한 페스티벌 효과로 인해 주변 상권 업주들까지 웃을 수 있었다. 경제와 문화의 시너지 효과인 셈이다.

올해는 막연히 "돈 좀 많이 벌어보자"라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어떨까. 우리에게도 소비자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한류'가 있다. 뽀로로, 타요 등 한국 캐릭터와 K팝의 인기로 10~20대 층을, 저렴하고 질 좋은 한국산 화장품 K뷰티로 30~40대를 공략하고 K드라마로 중년층까지 엮어 다양한 이벤트 기획으로 시선을 모은다면 이는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리려는 전략과 시도는 썰렁했던 한인타운 거리를 타인종으로 얼마든지 북적이게 할 수 있다. 불경기에 이대로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2015년은 다양한 패러다임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자. 희망가를 부르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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