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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남 칼럼]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쎄시봉'

한국에서 최근 작가 김종철이 쓴 '쎄씨봉'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 의하면 쎄씨봉은 1953년 생긴 한국 최초의 대중음악 감상실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좋은 음악은 시대가 변해도 그 가치를 함께 할수있다"고 하였다.

서정적 노래를 부르는 자유분방한 광대 조영남, 영혼과 육체의 화음으로 노래하는 송창식, 청아하고 경쾌한 윤형주의 음악, 늙어서도 젊음을 노래하는 김세환. 2010년 MBC에 다시 그들이 출연하면서 남녀 노소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통기타와 생맥주, 청바지가 문화의 주류를 이루었던 1960~1970년대 청년문화를 이끌었던 가장 대표적인 음악 감상실이 '쎄시봉'이었다. '저 별은 나의 별' '우리들의 이야기'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가슴벅차게 다시 흘러나온다. 그 중에서 윤형주의 '우리들의 이야기'의 가사는 이러하다.

"웃음짓는 커다란 눈동자/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라일락 꽃 향기를 날리던 날/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밤하늘에 별만큼이나/수많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들/바람같이 간다고 해도/언제라도 난 안잊을 테요."

가슴이 뭉클대는, 옛 추억을 자아내는 영원히 청춘같았던 시간도 흘러갔다. 이제 필자도 그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나이가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때 그대로다. 이처럼 쎄시봉 열풍의 현상이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게 하는 각성제가 아닐까 싶다. 그때의 순수, 열정, 사랑의 마음들을 잊고 참 정신없이 달려온 우리가 아닌가 공감된다.
우연한 기회에 둘루스 멕다니엘 스퀘어몰에 위치한 '쎄시봉'이란 경양식집에 갈 기회가 있었다. 지난날 한국에서 음악을 통하여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앞에 위치한 작은 무대에는 피아노 건반, 기타, 더블베이스, 섹소폰이 등 꽉차게 들어서 있고, 벽에는 팬, 플룻, 바이올린등 수많은 악기가 걸려 있다.



이 모든 악기를 모두 다룰줄 안다는 이 집의 김철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는 한국에서 교회의 성가대 지휘를 35년간 하였다. YMCA에서 총 음악담당을 하여 '씽얼롱'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거기에서 함께 일하다 만난 분이 지금의 부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최연소 음악디렉터로도 활약했다. 또 '열린 음악회'의 기획위원으로 일하면서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소통하는 장으로도 승화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시민의식 운동의 일환으로 '주부 노래교실'을 처음 만들었다. 그 후 KBS와 SBS 미디어산업 초기 생음악을 개발하고 진행하였다.

그는 8년전 '문화이민 1호'로 캐나다에 이민왔다. 그 후 미국에 온후 노스캐롤라이냐 샬럿에 살다가, 아들이 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뒤 애틀란타에 와보니 중년 세대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을 보고, 또 아들을 잃은 것을 잊기 위해 '쎄시봉'을 개업했다고 한다.

'쎄시봉'은 시작한지 만 1년도 안되었기에 아직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가게는 월요일만 쉬고 일주일 6일 문을 연다. 특히 금요일에는 '나는 가수다'라는 시간이 있다. 그동안 애틀란타의 음악인, 또 여행중 들른 오페라 가수, 성악가 교수, 샹송 가수, 대중가요 가수도 무대에 나왔고, 일반인들도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몇주전 섹소폰 동호인들이 와서 연주하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이 가게는 학창시절에 추억이 담긴 함박스테이크, 돈까스, 생선까스를 대접한다. 이러한 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옛날 청춘으로 돌아가 힘든 일이 있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라 한다. 김대표는 앞으로 '쎄시봉'이 한인사회의 문화공간으로서, 모노드라마, 시 낭송과, 사진, 그림 전시회, 작은 음악 발표회, 동호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를 꿈 꾸고 있다.

필자는 그와 같은 나이 또래의 회원으로 친목을 하며, 매년 해외여행을 떠나는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달 모임에서는 "올해 연말모임은 옛 추억을 떠올리고 전문 음향시설을 갖춘 쎄시봉에서 갖자"고 정했다. 사실 LA나 뉴욕 어디에도 이러한 분위기나 생음악을 즐길 곳이 없다. 이처럼 낭만적이고 편안한 애틀랜타의 '쎄시봉'에서 친한 친구나 타주,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와도 즐거운 시간을 나누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남에 떠난 여인' 등으로 유명한 한국의 하남석 가숙 오는 11월 18~19일 이곳에서 디너 콘서트를 갖는다 하니, 관심있는 사람은 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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