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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칼럼] 감격의 밤이 된 ‘엄마밥’ 현장

‘내 자식, 행여! 오늘이나/차마, 빗장을 걸지 못한다/밤늦게 돌아올 것인가/추운 날 두툼한 옷은 입었는지/세상밖에 내놓은 서투른 발걸음/어느 누가 자식보다 강한 부모가 있었던가/떨리는 가슴 창문 열고/ 내 자식 오늘 어디에 있는가/어머니 가슴/ 불을 품지 않아도/뜨겁게 타는 용광로 /내 자식 행여, 오늘이나/두팔벌려 하늘 향한 기도/그품에 너를 맡기고/무릎 꿇는다/하늘 닮은 사람 되거라/목마른 하소연’
-졸시 ‘자식’ 전문

아! 감격의 밤이었다. ‘나라사랑어머니회’ 주최 ‘엄마밥’ 행사가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열린 지난 25일 밤, 얼마나 기다렸던 그리움이었던가.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만든 엄마밥이 그리워 만사제치고 찾아온 우리 자녀들이 한인회관을 가득 채웠다. 내 조국 아들들, 한민족의 뿌리요, 내 조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꿈나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외로운 타향에서 속내를 터놓고 “엄마!”하고 소리쳐 울고싶은 아픈 가슴도 있었으리라. 나의 애틀랜타이민 40년 역사속에서 그날처럼 기쁜 감격의 밤은 없었다. 맑고 깨끗한 지성들, 정많은 한민족의 뜨거운 부모와 자식사랑이 하나되어 탄다.

이젠 애틀랜타교포 사회가 정성을 다해 민족의 뿌리인 우리 2세를 키울 때이다. 그들을 뿌리깊은 나무로 키우고 정성을 다해야 한민족의 장래가 보인다. 행사중 “이렇게 아름다운 엄마와 자녀의 모임은 처음”이라며 눈물을 닦으신 어르신도 계셨다. 그날밤 우리는 함께 노래도 부르며 즐거워했다. 남은 음식도 챙겨 싸보내고, 노사연의 ‘만남’을 합창하며 다시 만날 기약을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엄마밥’을 준비하면서 애틀란타 어머니들 마음은 하나로 뭉쳤다. 각 여성 단체들이 앞치마 두르고 밤새워 음식을 손수 장만하고 힘을 함께 모았다. 새배돈도 손수 준비하고, 고기도 썰고, 눈물겨운 자식 키운 이야기로 밤 깊은줄 모른다.


우리 어머니들은 손수 만든 고기를 구워먹이고 싶어 200파운드 넘는 고기를 썰면서 허리가 휘어지도록 힘들었다. 엄마 가슴에 자식이란 무엇인지…. 자식사랑, 그 알수없는 신비의 힘은 하늘이 내리신 축복 아닐까. 그동안 소식이 뜸한 한 어머니는 신문기사를 보고 이곳으로 달려왔단다. 우리는 함께 일하면서 “이렇게 우리 노후도 함께 늙어가자”고 다짐했다. “왜 우리가 진작에 엄마밥을 생각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우리 아이들 이제는 엄마가 키워요”하며 행복해 하신다.

엄마 밥은 사랑이었다. 웃음이었다. 눈물이었다. 하늘향한 엄마 기도는 오직 자식사랑이었다. ‘하늘 닮은 사람 되거라’고 염원해본다. 서툴러도 좋고 밥상이 좀 가난하면 어떠랴! 풍요로운 세상, 먹을 것이 없어 기근이 아니다.오직 사랑이 없어 목마름이다.

지난주 조지아대(UGA) 캠퍼스에서 한인 대학생이 총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졸업을 얼마 앞두고 세상을 떠나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은 너무 불안하고, 상아탑마저도 이젠 더 이상 성역이 아니다. 꿈을 키우기에 너무 잔인한 현실들에 청년들은 외롭다. 그 누구에게 시원한 말한마디 할수없는 절벽 산책같은 외로움, 이민자의 자녀들은 고독과 이중문화의 장벽으로 힘들고 외롭다. 기계 문명이 세상을 지배하는 오늘의 세상, 기계에는 마음이 없고, 사랑이 없고, 인정이 없다. 세상을 믿고 우리 자녀를 맡기고 키울 학교도 없다.

애틀랜타 ‘사랑의 엄마밥’은 이제 시작이다. 청년을 위한 모임이나 파티도 더 자주 마련하는 애틀랜타 교포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밥’을 준비하면서 하나가 된 여성단체, 밤새워 음식을 준비하신 어머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내 조국 청년들이여! 젊음을 바탕으로 인류의 지평위에 좋은 세상 만드는 큰 꿈을 키워다오. 애틀란타에는 따뜻한 어머니 사랑 ‘엄마밥’이 있다. 우리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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