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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잠 못이루게 한 '한국 LED'

세이프코 필드, MLB 구장 최초로 LED 조명
중견기업 KMW '기가테라' 578개 전구 설치

기존보다 20~30% 밝아져 경기력 향상 기대
5만 달러 이상 비용 절감…수명도 30배 이상
MLB 이어 NFL·NBA·MLS로 퍼지면 '초대박'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야구장 LED 조명 점등식.

매리너스 구단은 이날 언론에 구장 내외야를 둘러싼 LED 조명 '기가테라(GigaTera)'를 처음 공개했다. 이로써 세이프코 필드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최초의 LED 조명 구장이 됐다.

기가테라는 한국 중견 이동통신장비 기업인 KMW(회장 김덕용)의 작품이다. KMW는 지난해 12월부터 한달간 세이프코 필드를 밝힐 578개의 LED 전구를 설치했다. 기존에는 유명 기업인 GE의 메탈 할리드 전구가 사용됐었다.



LED 조명 교체로 세이프코 필드는 확 달라졌다.

야구장 전체가 기존보다 20~30% 더 밝아졌고, 그라운드는 조명으로 인한 밝고 어두운 얼룩 현상 없이 빛 균일도가 유지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 기대된다.

81번의 홈게임이 대부분 야간 경기인데다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 특성상 주간 경기 때도 구장 지붕을 닫고 조명을 켜는 매리너스 입장에선 조명이 더욱 중요하다.

20분 정도 예비가열시간도 이제 필요없다. 스위치를 올리면 바로 켜진다.

구장 내의 관중들 뿐만 아니라 집에서 HDTV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도 최적의 조건에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TV중계 시 슬로우 비디오 장면을 볼때 깜박거림(flickering)이 없다.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매리너스 홈구장은 친환경 구장으로 거듭난다.

LED 조명은 에너지 효율성이 우수한데다 수은을 포함한 형광물질이 없어 환경오염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매리너스 구단 측은 매 시즌 소비 전력량을 78만 4000kWh 정도 감소시켜 5만 달러 이상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잇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명도 길어졌다. 기존의 메탈 할리드 전구는 3000시간마다 교체를 해야한다면 LED 전구의 수명은 10만 시간 이상 혹은 30년 이상이다.

케빈 매더 매리너스 사장 겸 최고 업무집행책임자(COO)는 "매리너스는 친환경을 추구하는 구단이지만 이번만큼은 겁나는 시도였다. 솔직히 선구자가 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기가테라의 성능을 믿었고, 지금은 매우 만족한다"며 "세이프코 필드는 야구 경기 외에 각종 이벤트도 열리는 만큼 이번 조명이 1년 내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고 흐뭇해 했다. 그는 이어 "새 조명 시스템 아래 올해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10월에도 경기를 펼치고 싶다"며 "마이너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 최지만도 이 조명 아래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명 시장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던 KMW가 세이프코 필드를 접수하는데는 2년이 조금 넘게 걸렸다. 2012년 말 처음, 블루 오션이라고 판단한 스포츠 조명 시장 개척 차원에서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명 관련 컨설팅과 마케팅 전문인 한인 종합 조명 솔루션 기업 플랜LED는 KMW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플랜LED의 존 황 사장은 시애틀 인근에 사무실이 있다는 잇점을 최대한 이용해 매리너스 측에 기가테라의 우수한 성능과 가능성을 수시로 알렸다.

기가테라는 세계 유수의 조명회사가 겨뤘고 방송중계팀의 자연광(태양)에 가장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는 색 표현력 테스트에서 다른 회사들을 압도했다.

KMW 김덕용 회장은 "결국, 성능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며 "오늘은 내생애 최고의 날이다"고 흐뭇해 했다. 플랜LED 존 황 대표 역시 "스포츠 역사상 최첨단 스포츠 조명 시스템이 한국 기업에 의해 매리너스 구장에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KMW와 플랜LED는 이번 세이프코 필드 조명 교체를 통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매리너스를 제외한 29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여전히 메탈 할리드 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매리너스 조명 교체 프로젝트가 170만 달러 규모인 만큼 약 5000만 달러 시장이다. 이미 10개 구단과 접촉중이라고 플랜LED 측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풋볼(NFL), 프로농구(NBA), 프로축구(MLS) 등 프로 스포츠와 대학풋볼과 대학농구 등 대학 스포츠(NCAA)까지 감안하면 시장규모는 조 단위로 넘어간다.

김 회장은 "미 프로풋볼(NFL) 수퍼보울에 진출한 시애틀 시혹스의 연습구장과 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홈구장에도 기가테라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전세계에 빨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점등식 하루 뒤인 24일, 팬들을 위한 가장 큰 연중 행사인 '제 17회 팬 페스티벌'에서 기가테라는 다시 소개됐다. 팬들은 야구장을 곳곳을 비추는 새 조명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넬슨 크루즈, 마이크 주니노 등 선수들 역시 더 밝고 선명해진 시야에 흡족한 표정이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오는 4월6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LA 에인절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매리너스는 올시즌과 내년시즌 야구장 왼쪽 담장에 기가테라 광고를 하며, 4월17일에는 김 회장을 시구자로 초청한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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