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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개발'…과연 '발전' 인가

기획취재…LA한인타운 '마구잡이 개발'

주상복합 콘도 등 무려 14개 프로젝트 '난립 수준'
주류 일부 개발업체, 시규정 어기면서 '높이 짓자'
한인 다수 청문회 등 외면…'커뮤니티 합의' 실종
한인사회 무관심…업자 이익만 반영 반대급부 없어


주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LA 한인타운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적당한 렌트비와 편리한 교통,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 다양한 문화적 매력에 다운타운과 할리우드 지역에서 근무하는 전문직 종사자와 직장인들로부터 인기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인타운 재개발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수익성만 고려한 일부 개발업체들이 시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프로젝트를 추진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LA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부터 현재까지 LA 한인타운에 진행중인 콘도와 아파트, 주상복합 프로젝트는 총 14개에 이른다.

익명을 원한 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다른 지역이었다면 14개 프로젝트 모두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인타운내 프로젝트의 경우 주민들의 반대가 거의 없어 개발업자들은 손쉽게 일을 진행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개발업자들은 주민의회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감안해 저소득층 아파트 등 나름의 '기브 앤 테이크'가 있지만 한인타운은 반대 목소리가 별로 없다보니 그런 딜 자체가 없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개발업자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최근 논란이 불거진 한인타운 중심부인 8가와 카탈리나 스트리트 남서쪽 부지에 27층 높이의 대형 주상복합 건물 계획안이 그렇다는 것. 주류 개발업체인 콜로니 홀딩그룹이 추진중인 이 프로젝트는 32만2238스퀘어피트의 대지에 27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을 개발하는 안이다. 8가에 가장 높은 건물이 6층임에도 개발업자는 이 길에 27층 건물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한인 주민이 불과 3명이었다. 그는 "만약 광역윌셔주민의회(Greater Wilshire Neighborhood Council) 지역내의 일이었다면 주민들의 대규모 반대시위로 프로젝트안을 낼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안의 터무니 없는 내용도 기가 막히지만 커뮤니티 주민들의 무관심에 더 놀랍다"고 말했다.

결국 도시개발위원회에서 이 프로젝트 승인을 거부했다. 지난해 12월 이 지역이 기본적으로 주택가이기 때문에 27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미관상 어울리지 않고 또 교통체증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개발안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허브 웨슨 시의장에게 최종 승인권이 있어 프로젝트가 강행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개발사 측, 조닝법·규정 무시

부동산 개발업자 로버트 니먼은 타운내 8가와 하버드 불러바드 코너에 131유닛 규모의 콘도 개발을 추진하면서 예외조항을 신청해 논란을 야기했다. 시 규정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의 콘도 유닛 최고한도는 96유닛이고, 주차공간도 최소 309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니먼은 규정보다 많은 131유닛에 주차공간은 규정보다 적은 202개를 신청했다. 지난 27일 LA시 중앙도시개발위원회에서 안을 부결했다. 하지만 이 역시 허브 웨슨 시의장의 승인만 받으면 추진이 가능하다. 웨슨 시의장은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원한 다른 시 관계자 한명은 "LA내 잘 사는 지역 주민들을 보면 토지 이용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언제, 어디서, 무슨 프로젝트가 들어서는지도 모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부자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닌, 중산층과 저소득층 등을 모두 잘 아우르는 프로젝트가 되려면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발업자들이 스스로 주민들을 챙겨주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콘도 프로젝트를 반대한 그레이스 유 10지구 시의원 후보 캠프의 홍연아 매니저는 "우리 역시 재개발 프로젝트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조닝법과 규정은 지키고, 저소득층을 위한 공간은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윌셔주민의회는 유명무실

일반적으로 메이저 프로젝트의 경우, 주민의회의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한인타운내 프로젝트는 윌셔주민의회(WCKNC)를 거쳐야 하지만 WCKNC도 무시되는 처지다. WCKNC의 스캇 서 의장은 "우리가 프로젝트에 반대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을 강행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민의회의 힘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의원으로 등록된 한인이 15명이지만 절반 이상이 미팅에 불참한다. 서 의장은 "한인 대의원은 나를 포함해 4명만 활동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대의원 자리를 감투로만 여기고 참석도 안해 타인종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현실이다. 주민들을 대변해야 할 대의원들이 관심이 없으니 이러한 개발 프로젝트가 난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렌트비 인상, 주차 문제 우려

서 의장은 "8가와 하버드 불러바드 인근은 개발이 필요한 구역"이라면서도 "하지만 프로젝트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주차 문제로 매우 큰 불편을 겪게 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레이스 유 10지구 시의원 후보는 렌트비 인상과 저소득층 아파트 부재 등을 반대 이유로 지목했다.

유 후보는 "한인타운이 LA시의 도로청소시간 위반 주차 티켓 발부 건수가 LA에서 가장 많은 지역중 한 곳인데 티켓발부가 급증한다. 또 안 그래도 비싼 렌트비가 더욱 인상되는 역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그 부지에 현재 있는 45유닛짜리 저소득층 아파트를 철거하면 이를 메워줄 책임이 개발업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계속 반대만 하면 '재개발'도 없다 옹호 목소리도

131유닛 콘도 프로젝트의 컨설턴트인 크리스 박 아키온 대표는 "주민들이 매번 반대만 하면 재개발도 없고, 타운의 발전도 저하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경우, 들어설 부지를 보면 40년간 재개발이 없던 곳"이라면서 "새 프로젝트가 들어서면 주변 환경이 쾌적해지고 사람이 몰린다. 사람이 몰리면 비즈니스도 활성화 된다. 우리는 재개발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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