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내엔 군대음악…냉전시대 돌아간 듯"

여객기 애호가 레이트, 북한 고려항공 탑승기
30여년 넘은 구형 기종 운영
승무원은 선전 잡지 나눠줘
기내식은 그런대로 먹을만

비싼 취미다. 여객기 애호가라니. 캐나다 출신으로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사는 버니 레이튼(28)은 그동안 전세계 항공사의 여객기 50여종을 타봤다.

그가 쌓은 마일리지는 200만 마일이 넘는다. 취미활동을 위한 돈을 마련하느라 직업도 부동산 투자를 택했다. BBC방송과 Fox, 캐나다 TV 등에 출연하고 정기적으로 여객기 관련 글을 기고해온 그가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에 도전했다.

CNN방송은 30일 레이튼의 2012년 고려항공 여객기 탑승 경험을 소개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려항공의 일루신 여객기. 1980년대 구소련에서 제작한 요즘 보기 드문 구형 여객기다. 그는 탑승 첫 느낌을 마치 냉전시대로 돌아간 듯했다고 소개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애국심을 고취하는 군대음악이 기내에 울려퍼졌고 승무원들은 공산주의 선전용 잡지들을 나눠줬다. 실내 장식은 1970년대 구 소련의 닥터 오피스 대기실을 연상케했다.

파란색의 축처진 천 커버 좌석에 벽은 얼룩덜룩한 장판 같았다. 그래도 기내식은 괜찮았다. 차가운 닭고기에 따뜻한 감자 카레, 햄과 빵이 나왔고 디저트는 과일 샐러드였다.

승무원들은 여객기에 오르기 전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한 것 같았다. 머리카락, 단추 하나 흐트러짐 없이 정돈돼 있었다. 그리고 영어로 말을 건넸다. 그들은 북한사회에서 특권층에 속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는 도중 여러번 창 밖에서 반짝빤짝하는 빛을 목격했는데 군용기가 여객기 위 아래를 날고 있는 것으로 짐작됐다. "기장이 갑자기 돌변해 기수를 남쪽으로 돌린다면, 비행기는 순식간에 가루가 되겠지." 잠시 두려움을 느꼈다.

고려항공에 대한 평가는 양분돼 있다. 항공전문평가 기관인 영국의 스카이트랙스는 2014년 항공사 순위 평가에서 고려항공에 별 5개 중 1개 만을 줬지만 여객기 애호가이자 전문 사진작가로 유명한 홍콩의 샘 추이(34)는 장비는 떨어지지만 서비스가 좋아 비행시간이 즐거웠다고 평했다.

고려항공은 1950년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가는 Sokao로 시작해 조선민항을 거쳐 1992년 고려항공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기종을 현대화하려했지만 서방의 경제재제로 30년이 넘는 기종을 운영하고 있다.

신복례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