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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3단계

혜민/스님

누군가로부터 나를 공격하는 말을 듣게 되면 참으로 아프다. 그 상처의 말이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직장동료로부터 나왔건 아니면 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나왔건 비수가 되어 내 마음을 찌르기는 매한 가지다.

미움이 담긴 공격적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마음의 평정을 한순간에 깨트리고 자칫하면 분노와 슬픔 자책의 늪으로까지 빠져들게 만든다. 그냥 그 사람을 피하고 안 보면 좋겠지만 가족이나 직장동료인 경우에는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설사 그 사람을 보지 않는다고 해도 한번 들은 상처의 말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공격적인 말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집안에서 혼자 가만히 있지만 말고 몸을 좀 움직이자. 마음이 충격을 받으면 몸도 같이 충격을 받아 함께 엉망이 된다. 힘든 마음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다면 가벼운 운동과 따뜻한 목욕으로 어깨에 뭉친 근육 긴장한 장기부터 풀어주고 잠도 한 시간 일찍 자자. 몸과 마음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가 좋아지면 나머지 하나도 좋아질 수 있다.

어느 정도 내 몸을 먼저 아껴준 다음 이번엔 내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어줄 수 있는 인생 선배를 만나 다 털어놓고 이야기를 해 보자. 말로써 조곤조곤 풀다보면 선배의 따뜻한 시선에서 위로받고 지금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급한 대로 마음에 난 상처의 응급처치를 마쳤다면 이번엔 이 한 가지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상대가 나에게 화를 내고 비수를 꽂는 말을 하는 것은 상대의 자유지만 그것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내 자유라는 점이다. 반응에 대한 나의 선택이 있다는 점을 잊고 무의식적으로 화를 화로써 미움을 미움으로써 대응하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고 서로의 상처가 오래간다.

우리가 힘든 이유는 상대의 탓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유는 내 안에서 키우고 있는 상대를 향한 미움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 자신을 파괴하게 만드는 미움 그 미움을 키우는 대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상대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왜 상대가 저렇게밖에 이야기하지 못하는지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다.

나의 예를 들면 몇 달 전쯤 트위터에서 나를 심하게 비꼬며 욕하는 분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충격을 받았는데 그분이 쓴 다른 글들을 보니 그분은 나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정치인 종교인 연예인 문학인들에게 다 비꼬는 욕을 하고 있었다. 꼭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처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내 마음속 미움의 불길이 많이 줄어든다.

하지만 살다 보면 정말로 내가 잘못해서 공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 깊이 생각해보고 내가 잘못한 점을 깨달았을 때는 바로 그 사람을 만나서 사과를 하자. 만나서는 내 변명을 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가 그동안 나로 인해 아팠던 심경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 주자. 만약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는데도 상대가 나를 피하면서 만나주지 않는다면 마음을 모아 이렇게 기도를 해보자.

'그가 행복해지기를. 그가 아픔으로부터 치유받기를. 그의 마음이 평온해지기를.' 이 기도문은 내 마음 속에서 만들어내는 미움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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