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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왜 우리 가게는 장사가 안될까?

[LA중앙일보] 발행 2015/02/19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2/18 21:26

이성연/경제부 차장

"오늘은 뭐 먹지?" 직장인에게 점심 메뉴는 항상 골치 아픈 선택이지만 이만큼 중요한 순간도 없다. 맛있게 먹으면 즐거움이지만 잘못 선택하면 후회이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직장인들이 매일 비슷한 식당에 가서 줄을 서는 것은 고역이다. 이는 거꾸로 식당들이 직장인들의 입맛에 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한경쟁 시대에 '튀어야 팔린다'라는 공식까지 등장했다. 유행과 색다름을 찾는 요즘 소비자에게 주목받기 위해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필수다. 요즘 한인 식당들의 마케팅 전쟁도 점입가경이다.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 독특한 메뉴 개발부터 음식에 스토리까지 담아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인다.

최근 한인타운 인근에 문을 연 한 식당은 '엄마가 해주는 밥'이 콘셉트다. 다른 메뉴도 있지만 '오늘의 집밥' 메뉴는 그날 주방장 마음대로 엄마가 자녀들에게 주는 밥상처럼 알아서 차려 주는 메뉴다.

이곳 사장은 '1인 가정'이 증가하면서 엄마가 차려주는 추억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다른 식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토리가 가미된 식당을 열고 싶었다고 한다. 일반 한식당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큰 차이는 없지만 '엄마 밥'이라는 코드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또 다른 업소는 한국 홍대 앞에서 시작해 유명세를 탄 떡볶이 전문점인 '조폭 떡볶이'다. 원래 이 떡볶이는 간판도 없이 소형 트럭으로 영업하던 곳이다. '조폭'이라는 무서운 어감과 달리 고객에게 베푼 친절로 입소문이 났다. 업소 이름처럼 호기심을 자극한 가운데 친절한 서비스가 손님에게 감동을 주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또 한인들에게는 어릴 적 학교 앞에서 사 먹던 밀가루 떡을 공수해 추억의 맛을 선사함으로써 먼 타국에서도 떡볶이 맛은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타운 내 여러 곳에서 판매하는 떡볶이지만 특별히 한국의 맛을 재연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몸 컨디션과 체질에 따라 고객에게 차(茶)를 제공하는 업소도 등장했다. 한국에서 공수한 한국산 차로 내 몸에 맞는 맞춤형 차를 판매하고 있다. 커피가 대세인 시대에 커피에 길들여진 입맛을 돌리기엔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늘, 오미자, 우엉, 제주도산 귤피 등 다양한 한식 재료를 더해 '웰빙 콘셉트'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소 측의 예상이다. 그래서인지 이 업소를 찾는 고객은 한인뿐만 타인종도 적지 않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맛만 좋아서는 안된다. 맛을 뒷받침하는 무엇인가 특별한 멋이 있어야 한다. 그 특별함은 감성, 창의력,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서 나온다. 대중화 시대의 소비 패턴은 점점 차별화, 개성화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붙잡으려면 열심과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젠 튀어야 팔린다. 비슷한 식당의 홍수 속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나만의 색깔로 무장한 업체들만이 생존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왜 우리는 장사가 안 되지?"라며 푸념하기 전에 지금의 마케팅 전략이 기존의 획일적인 것만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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