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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단체 지속적 관심 절실

연중 기획-황혼의 인생

지난 주말 시카고 아문젠 고교에서는 한인 노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노인복지센터와 시카고 지역 한인 세탁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효 사랑 큰 잔치’에 참석한 650여 명의 노인들은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대금산조 같은 전통 음악에 흠뻑 젖어드는가 하면 사물놀이와 무용팀의 공연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효 사랑 큰 잔치’와 같은 이벤트나 노인 관련 시설이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한인 노인들은 그래도 비교적 즐거운 인생들이다.
개인적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달 초 노인센터가 운영하는 노인 대학에 입학한 장인옥 씨(67)는 “시사와 사회 문제를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등록했는 데 한결 젊어진 기분이다.
생활도 활기차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에서 소외된 한인 노인들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정신적 여유까지 잃어버린, 이들 노인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 주말 본보의 ‘황혼의 인생’ 시리즈를 읽었다는 모 독자는 전화를 걸어와 “미국에서 지내는 노년은 그래도 만족스럽다.
정부 차원에서 적지 않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 않느냐”며 “최근 일부 한인 노인 아파트에서 늙은 부모에게 얹혀 사는 자식들이 술 주정을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게 문제다.
공경은 커녕 이 같은 행패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인 노인들의 만족스런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시설 등에 대한 한인 사회 전체의 관심과 재정적인 지원 등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특히 기관과 단체 이외에 개개인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주문한다.

시카고 지역 타 민족인 중국과 인도의 경우 우리와 달리 비교적 노인 관련 시설과 프로그램이 잘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반 노인 관련 시설을 처음 마련한 인도계는 그 사이 시설 수만 해도 7개로 늘어났다.
인도계는 특히 시카고 지역 외 주 거주지인 서버브 지역을 집중 개발, 최근 롬바르드에 새 시설을 개설하는 등 4곳의 신규 시설을 열었다.

중국계 역시 시카고 일원에 5∼6 곳의 노인 관련 시설을 운영 중인데 전통적인 효 사상과 강한 단결력 덕분에 잘 운영되고 있다.
중국계는 특히 노인들을 위한 시설 이외에도 자체 아파트먼트를 마련, 노인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고 있다.
<표 참조>
주변의 관심 못지 않게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노인들 스스로의 의식 전환이다.

노인복지센터에서 만난 전용규 씨(70ㆍ스코키)는 “주위를 보면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맥다방(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매니저의 눈치를 받거나 종교ㆍ정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자주 봤다”며 “노인 문제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오늘 날 한인 사회의 주춧돌을 놓은 노인들에 대한 전체 커뮤니티 차원의 다양한 논의와 실천이 필요할 때다.
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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