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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노리고…'한국산 김' 공익 소송

소비자단체 CAG "가주 프로포지션 65 규정 위반"
자연나라 등 한인 공급업체들 공동 대응 방안 모색
"인체 유해한 납 성분 포함 경고문구 없다"

합의금을 노리고 리커스토어 등을 상대로 제기되던 공익소송이 한국산 김을 수입 판매하거나 현지에서 김을 생산하는 한인 업체들로 확대되고 있다.

베벌리힐스에 있는 소비자단체 컨수머 애드버커시 그룹(CAG)은 한인마켓에 김을 공급해온 자연나라와 왕글로벌넷, 해태 등 6개 식품업체들을 상대로 '김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납성분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음에도 경고 문구를 넣지 않았다'며 가주 프로포지션 65 규정 위반에 따른 소송 절차에 들어간다는 편지를 보냈다.

프로포지션 65는 제품에 암이나 기형을 유발하는 유해한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규정으로 2000년대 초·중반 한인 세탁업계와 화장품 수입업체들이 유해성분 표시 경고문을 부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공익소송에 시달렸었다.

일본 김 판매회사들은 6년 전 같은 내용의 공익소송에 시달린 끝에 이제는 제품에 유해성분 표시 경고 문구를 넣고 있다. 그런데 한인 식품으로는 처음으로 이번에 김 제품이 공익소송에 걸린 것이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소송 관련 편지를 받은 자연나라와 왕글로벌넷은 이미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으며 최근 2~3주새 잇따라 편지를 받은 4개 업체들은 함께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당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편지를 보낸 CAG라는 단체는 프로포지션 65 관련 소송만 100차례 이상 제기한 변호사가 만든 단체"라며 "편지에서 아예 소송을 할까 아니면 합의하고 경고문을 넣겠느냐고 묻는 것을 보면 법을 악용한 악의적인 소송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편지를 받고 며칠 후 자신을 프로포지션 65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면서 합의를 보려면 연락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합의금은 3만~5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배경=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LA지사(LA aT센타) 이원기 지사장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김의 매출이 7000만 달러가 넘는다. 김이 잘 팔리니까 김을 타겟으로 돈을 벌기 위한 소송이 제기된 것 같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합의하고 경고문을 넣으면 이번 소송 건은 끝나겠지만 건강식품으로 홍보하고 있는 입장에서 인체 유해 표시 경고문을 넣으면 김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찾으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번엔 김이 타겟이 됐지만 걸려고 들면 사실상 한국 식품 어떤 것이든 다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LA에 악덕 공익소송을 하는 변호사만 수십명인데 김을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줄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어 앞으로의 대응이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프로포지션 65 때문에 소송 피해를 당하는 중소업체들이 많아 가주 의회에서도 프로포지션 65를 개정 혹은 폐기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가주에서만 적용되는 프로포지션 65는 식품 뿐아니라 아파트 건물, 식당, 자동차 등 인체에 접하는 모든 것에 대해 유해 성분이 허용 기준치를 넘을 경우 경고문을 표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가주에서 김의 납 허용 기준치(0.226ppm)는 연방식품의약국(FDA)이 정한 기준치(0.5ppm) 보다 높다. 또한 한국 식품의 경우 기준치 적용이 상황에 따라 애매할 수밖에 없다.

업체 관계자는 "검사 결과 우리 회사 제품은 g당 납성분이 0.2ppm도 안돼 기준치에 미달했다. 하지만 김 한팩에 4~5g이 들어가니까 한 팩으로 치면 기준치를 넘게 된다. CAG는 그걸 문제 삼았는데 사실 누가 김 한 팩을 사서 한번에 다 먹겠느냐"며 "김이 건강식품 자리를 지키면서 이와 같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김 제품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자료가 뒷받침돼야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원기 aT센터 지사장도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김의 생산 제조 과정과 건강에 미치는 특성 등에 대한 연구 자료가 필요할 것 같아 해양수산부에 연구 지원 예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복례 기자 bor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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