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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활동하게 해주겠다" 달콤한 유혹

덫에 걸린 성매매 여성

연예기획사 사장 사칭 접근
한국에 직접 건너가 데려와
합법 체류기간 지나면 본색
비용 등 과다청구 협박 일쑤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은 빚을 지고 이를 갚지 못해 매춘부나 노래방 도우미로 전락한다.

대부분의 경우 사채를 썼다가 급속도로 불어난 이자를 갚지 못해 억지로 몸을 판다. 또 최근에는 연예 기획사를 사칭하는 성매매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여성들의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T비자(Trafficking Visa)를 전문으로 하는 ANP 로펌에 따르면 LA 일대의 인신매매 피해 여성은 매년 늘고있다. 연방수사국(FBI)과 LA시 검찰 등에 적발된 사례만 해도 한인여성의 경우, 2011년(약 15명)에 비해 지난해 2배(약 40명) 이상 늘었다. 당국은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LA 일대에서는 한인 여성들이 인신매매의 주요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로펌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LA 한인타운과 LA카운티, 오렌지 카운티 등 한인 밀집 지역의 주택에 갇혀 생활하고 있다. 브로커들은 여성들의 여권을 빼앗고 불법 체류자가 될 때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해 준다. 그러나 합법 체류기간이 지나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면 본색을 드러낸다. 그동안 제공했던 주택과 차량, 음식 비용을 과다 청구해 빚을 떠안게 한 뒤, 돈을 갚을 때까지 도우미와 성매매를 하며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LA경찰국(LAPD)의 한 수사관은 "피해자들은 불법 체류자 신분이라 인신매매 피해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하기를 꺼려한다. 신고하면 강제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브로커들은 여성들이 저항하고 탈출을 시도하면 성매매를 한 사실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린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일부는 포르노 사진 등을 갖고 협박한다"고 설명했다.

LA카운티 인신매매 전담 수사팀에 따르면 최근 LA 지역 인신매매 브로커들은 판을 더 넓혔다. 한국으로 직접 건너 가 연예 기획사 사장을 사칭하며 여대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을 대거 데려오고 있다. 주말 한인타운 노래방들에 도우미가 넘쳐나는 이유다. 피해 여성들은 할리우드 일대에서 배우나 모델, 댄서로 활동할 수 있다는 달콤한 속임수에 넘어가고 있다.

LA시 검찰은 올해 1월부터 LAPD, 연방수사국(FBI)등과 합동 수사팀을 꾸려 인신매매 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벌이고 있다. LAPD는 지난달 30일 "인신매매 가담자 130여 명을 체포했고, 10대 피해 여성 9명도 구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FBI는 "LA를 포함해 LA카운티, 오렌지 카운티 등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뿌리 뽑기 위해 지역 경찰들과 지속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담자들은 강력한 법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APD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T비자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올림픽 경찰서 갱 수사과 관계자는 "범죄자를 잡는 동시에,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T 비자를 받으면 4년 간 체류가 가능하고 노동허가증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신매매 피해 신고: 올림픽 경찰서 (213)382-9480

▶T 비자 참고 사이트: anplawfirm.com/t-visa.html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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