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매매 덫' 여성, 영화 같은 탈출
여권 빼앗고 매춘 강요 '지옥의 6개월'
다우니 빠져나와 올림픽경찰서 신고
LA카운티 다우니 지역 한 주택가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며 살다가 이달 초 가까스로 탈출한 인신매매 피해자 제인 고(26·가명)씨의 극적인 탈출 순간이다.
제인은 LA한인타운에 있는 올림픽 경찰서로 뛰어 들어갔다. 자신의 복잡한 피해 사실과 심경을 전하려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경관을 만나야만 했다. 다행히 통역이 가능한 한인을 만났고, 악몽 같았던 지난날의 경험을 털어놨다. 제인의 신고를 접수한 LAPD는 사건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LA카운티 셰리프국(LASD)에 수사권을 넘겼고, LASD는 현재 지역 경찰국 등과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제인은 할리우드를 무대로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지난해 5월 미국에 왔다. 한국에서 직접 여성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보고 연습생을 모은 브로커를 쫓아왔다.
브로커는 자신을 기획사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제인에게 고급 주택과 차량을 제공했고, 값비싼 옷과 음식들을 사줬다. 할리우드 스타가 되겠다는 제인의 야무진 꿈은 점점 현실이 되는 듯했다.
사장은 돌변했다. 첫 일을 시작하자며 제인을 데리고 나간 곳은 노래방이었다.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며 제인에게 도우미 일과 성매매를 하도록 시켰다. 이를 거절하자 몰래 마약을 먹여 몸을 팔게 만들기도 했다는 게 제인의 주장이다. 제인의 성노예 생활은 6개월 동안 이어졌다.
LASD 인신매매 전담 수사과 관계자는 "포주들은 기획사 업무에 필요하다며 제인 등 여성들의 여권을 빼앗았다. 여성들은 낮에도 일반 아파트에 갇혀 성매매를 해야했고, 성매매는 많게는 하루에 10회 이상 있었다. 몸에 무리가 오면 성기능을 강화시키는 약물 주사도 맞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LA시 검찰도 최근 인신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연방수사국, 카운티 인신매매 전담 수사팀도 나서 잠입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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