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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 문화에 명문대생 숨 막힌다"

자살 시도 유펜 한인학생 고백
약점 노출 부정적, 우울증 연결
도움 요청하는 환경 정착돼야

"명문대생이라는 심적 부담에 고통을 겪지만 이를 드러낼 수 없는 문화가 학생들을 자살의 유혹에 빠지게 합니다."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펜실베이니아대(유펜) 2학년생 한인 잭 박씨의 고백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비리그 명문인 유펜에서는 지난 15개월간 학생이 6명이나 자살했다. 서울에서 온 유학생인 박씨 역시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대학가에 존재하는 완벽주의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명문대생은 항상 긍정적이고 모범생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줄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어려움을 고백하는 것 자체가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문화가 대학가에 팽배해 있다는 것.

박씨는 학교 블로그에 자신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이렇게 고백했다. "항상 최고여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지만 이를 드러낼 수 없는 문화가 우울증 등으로 연결됩니다.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는 또 "페이스북에 훌륭한 음식을 먹고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는 글만 써야 했다"고도 털어놓았다. 타인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문화가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아이비리그 명문인 코넬대에서도 지난 2009~2010년 6명의 학생이 자살하는 등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는 항상 좋은 성적에 최고만을 추구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점이 한몫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부담감을 동료 학생과도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 타인에게 약점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많은 대학들이 정신건강 상담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변화를 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우울증 등 정신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때 이를 감추는 것이 아닌 솔직하게 고백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문화가 대학 내에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움을 제공하는 창구가 있어도 이를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고백 글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며 24시간 언제든지 전화할 것을 다른 학생들에게 호소했다. 자신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고 도움을 구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후 100여 명의 학생들에게서 연락이 왔으며 그들의 어려움을 들었다고 박씨는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이전에는 전혀 모르는 학생이었다. 박씨의 고백이 중압감을 감추고 있던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약점을 감추기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임을 학생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끼리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대학문화 정착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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