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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우리가 뛴다] "나는 비빔밥, 음식으로 정체성 풀었죠"

[LA중앙일보] 발행 2015/03/05 미주판 11면 기사입력 2015/03/04 20:47

'서울푸드(Seoul Food)' 책 펴낸 새라이 구

새라이 구((Sarai Koo). 한국사람 맞는 것 같은데 아닌가. 새라이. 생소한 이름. 새라(Sara 또는 Sarah)라면 몰라도.

그런데 새라이가 맞단다. 출생신고서에 누군가가 이름을 쓰면서 새라에 실수로 'i'를 붙였다. 그렇게 그의 이름은 새라가 아닌 새라이가 됐다.

새라이 구(한국이름 구미경·35)씨가 최근 책을 냈다. 제목은 '서울푸드(Seoul Food).' 한식을 소개하는 책인가 했다. 왜 '코리안푸드'라고 하지 않았을까. 의아했다.

그런데 음식 책이 아니다. 새라이씨의 경험과 성장과정을 바탕으로 남가주에 사는 한인 2세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었다. 그래서 소제목이 'LA에 사는 한인의 단편 소설(Short Stories of a Korean American Living in Los Agneels)'이다.

목차를 들여다보니 음식 이름들이 나온다. 보자기(Pojagi), 비빔밥 & 반찬, 가시(Ka-Shi) 반찬, 전(Jeon). 음식 책이 맞는 것 같은데. 음식 이름이 잔뜩 있는 첫 장을 넘기는데 침이 고인다.

그런데 내용에서 제목이나 목차와 다른, 반전이 나온다. 한국사람도 아닌, 그렇다고 미국사람도 아닌, 그래서 혼란스러운 자신(비빔밥), 한인·아시안·라티노·흑인·백인 각기 다른 사람들(반찬),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사회(파전)를 음식에 비유한 30여 편의 단편은 유쾌하면서도 진지하다. 정체성 혼란, 둘째의 서러움(새라이 씨는 1남 2녀 중 둘째다), 학업과 대학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그린 에피소드는 낄낄 웃게 하기도, '나도 그런데(또는 그랬는데)' 공감하게 하기도 한다.

"'조이 럭 클럽' 등 미국에서 자란 중국사람, 또는 아시안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책으로도, 영화로도 나왔죠. 하지만 한국사람 이야기는 접하기 쉽지 않아요. 제가 자라면서도 그랬고, 단체를 운영하며 만난 청소년, 학생들을 봐도 그렇고 2세들은 세대차와 문화차 때문에 부모와 소통하지 못하고 정체성 혼란 때문에 힘들어하죠. 대학 진학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불안해하고요. 그런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 이야기를 풀어보자 했죠. 그렇게 책을 썼습니다."

책 표지에는 생선 그림이 있다. 생선에는 가시가 있다. 가시는 상처다. 이번 책에서는 상처를 말하고 싶었다. 가시가 안에 있어 불편하다고, 상처가 가슴에 있어 힘들다고. 그래서 자신의 상처도 드러냈다.

"다음 책에서는 가시를 어떻게 빼야하는지 말할 거에요. 가시가 목에 걸리면 아프잖아요, 빼야하잖아요. 상처도 마음에서 빼내야죠. 바로 치유예요. 그래야 삶을 즐길 수 있어요. 책은 '서울푸드'를 포함해 세 권까지 시리즈로 쓸 거예요. 그 다음은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글·사진=이재희 기자

☞새라이 구씨는

UC샌디에이고, 퍼시픽 옥스 칼리지를 거쳐 UCLA에서 칼리지 카운슬링 자격증을, 채프먼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UC 지원서 심사관이자 세리토스에 있는 비영리 교육기관인 맵스4칼리지(MAPS4College) 설립자 겸 원장이다. '서울푸드'는 아마존닷컴 등에서 살 수 있다. 가격은 15달러.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SaraiKoo.com, MAPS4College.org, SeoulFood.u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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