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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종교간 대화가 중요한 이유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사랑과 평화를 가르치고 배우는 종교가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음은, 유감스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 수많은 종교간 대화의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일까. 종교는 기본적으로 절대적 진리를 다룬다. 따라서 내 종교에서 말하는 것과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대종사님 당대에 한 기독교 장로가 찾아와 대종사의 제자가 되고 싶지만 변절하는 것 같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하자, 대종사께서는 "기독교에서도 예수님의 심통 제자만 되면 나의 하는 일을 알게 될 것이요, 내게서도 나의 심통 제자만 되면 예수님의 하신 일을 알게 되리라. 그러므로 모르는 사람은 저 종교 이 종교의 간격을 두어 마음에 변절한 것 같이 생각하고 종교 사이에 서로 적대시하는 일도 있지만, 참으로 아는 사람은 때와 곳을 따라서 이름만 다를 뿐이요. 다 한집안으로 알게 되나니, 그대의 가고 오는 것은 오직 그대 자신이 알아서 하라".

기독교 장로가 다시 제자 되기를 청하거늘, 대종사 허락하시며 말씀하시길 "나의 제자가 된 후라도 하나님을 신봉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져야 나의 참된 제자니라" 하셨다.



산 정상에 오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 2500년 전 불교에서 낸 길도 있고, 2000년 전에 기독교에서 낸 길도 있다. 불교나 기독교에서 낸 길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된 훌륭한 길들이다. 다만, 시일이 오래 되다보니 최근에 낸 길들에 비해 현대인들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과거의 길을 만든 방법에 최신 공법을 더해 원불교에서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새 길을 내었으니 함께 이 길을 가보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것이지 다른 길로 가면 큰일난다거나 예전에 낸 길로 가면 정상에 못 오른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불가에서는 각 종교의 경전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나 강을 건널 때 사용하는 뗏목에 비유를 한다. 손가락에 집착해서 달을 보지 못한다거나, 강을 건널 때 사용한 뗏목을 강을 건넌 후에도 머리에 이고 가는 어리석음을 경계한 비유이다. 어느 종교도 싸움과 폭력을 가르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각 종교의 성자들의 말씀을 공부할 때, 손가락과 뗏목에 집착하지 않고 성자들의 본의를 잘 헤아린다면 종교간 대화와 화합은 한층 수월해 질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멀지 않은 장래에 모든 종교의 교화 사업이 충분히 발달되므로 각 종교의 신자들이 각각 상당한 훈련을 받아 자연히 훈련 없는 보통 사람과는 판이한 인격을 가지게 될 것이고, 관공청이나 사회 각 방면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 반드시 종교 신자를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모든 종교와 종교인들이 본래 목적한 대로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서,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는 소리를 더 이상은 듣지 않기를 바란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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