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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세계문화유산 수난시대

[LA중앙일보] 발행 2015/03/10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5/03/09 22:04

이종호/논설위원

파르티아(BC 247~AD 226)는 고대 중동의 대제국이다. 페르시아 왕국의 전신으로 중국에선 안식국(安息國)이라 불렀다. 고대 중국과 파르티아를 잇는 내륙 무역로가 비단길, 실크로드였다.

아시리아(?~BC 605)는 이보다 더 오래된, 기원전 14세기부터 역사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메소포타미아의 대제국이다. 구약성서 나오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바로 그 앗수르다.

이들 제국의 도시들은 고고학의 보고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즐비하다. 지금 그 고대 유적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때문이다. 최근 IS의 공격을 받은 '하트라'는 고대 파르티아 제국의 거대한 요새 도시다. 지난 5일 파괴된 이라크 북부의 '님루드'는 아시리아 제국의 두 번째 수도였다. 고래 배 속에서 살아나온 구약성서의 선지자 요나의 무덤으로 알려진 나비 유누스 묘지도 지난해 7월 IS에 의해 폭파됐다고 한다.

IS의 유물 파괴는 자신의 존재감 과시와 이슬람 극단주의 선전을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유물 밀거래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유가 무엇이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소중한 자연 및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유네스코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4년 6월 현재 세계유산은 161개국 1007점이다. 문화유산이 779곳, 자연유산 197곳,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유산이 31곳이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50), 중국(47), 스페인(44), 독일(39) 프랑스(39)가 '톱5'다. 한국은 11개, 북한은 2개다.

미국엔 22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다. 12개는 자연유산, 9개는 문화유산 그리고 1개는 복합유산이다. 세계자연유산은 대부분 국립공원이다. 옐로스톤, 그랜드캐년,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켄터키주 매머드동굴, 워싱턴주 올림픽국립공원,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 요세미티,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뉴멕시코주 칼스배드동굴 국립공원 그리고 캐나다 국경지역의 알래스카 산악공원군과 워터톤 글레이셔 국제평화공원이 그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은 ①콜로라도주 메사버디국립공원, ②1776년 독립선언문이 낭독된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홀 ③미시시피강 유역의 카호키아 마운드 인디언 사적지 ④뉴욕 자유의 여신상 ⑤뉴멕시코주차코 인디언 문화유적지 ⑥버지니아주의 토머스 제퍼슨 저택 몬티셀로와 그가 설계한 버지니아대학 건물 ⑦뉴멕시코주와 애리조나주의 푸에블로 인디언 유적지 푸에블로 데 타오스 ⑧루이지애나 북동부 북미 대륙 최초의 고대도시 유적지 파버티 포인트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라포탈레사 & 산후안 역사지구까지 포함해 9개다. 하와이 북서쪽 파파하나우모쿠아키아 해양 내셔널모뉴먼트는 복합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아무리 살펴도 빛나는 조상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빼어난 자연 아니면 아메리카 원주민 유적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미국을 문화 후진국이라 여기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세계 제 1의 문화강국으로 부러워한다.

왜일까. 몇 안 되는 유물 유적일지언정 세계 어느 나라보다 보존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산재한 크고 작은 뮤지엄들이 그 현장이다. 종류와 내용, 얼마나 많고 얼마나 다양한가. 더 놀라운 것은 그곳을 찾는 부지기수의 방문자들이다. 이것이 미국의 힘의 원천이다.

역사와 문화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역사와 문화를 자신의 일시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세력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인류의 귀중한 자산을 훼손하고 있는 IS가 반드시 새겨야 할 대목이다. 중동의 고대 유적·유물들이 더 이상 수난당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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