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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 한국가곡에 대해서

 이제 어느덧 태양의 길이가 짧아졌고 계절은 깊은 가을에 빠져들었다. 깊은 가을의 밤에는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모여 음악회를 열어보는 것도 좋은 일일텐데, 음악회에 등장하는 레퍼토리로 한인들의 시정(詩情) 담긴 가곡이 금상첨화일듯 싶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가곡(歌曲)이라고 부르는 음악장르는 특별히 한국가곡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것의 원류인 서양의 예술가곡과 구별이 된다.
 또한 가곡이란 명칭은 한국전통의 가곡과 구별된다. 한국 전통의 가곡은 시조나 가사와 같은 단형시를 가사로한 성악곡으로 거문고, 가야금, 피리 등의 관현악가와 장구에 곁들여 반주되는 상당히 예술적인 장르이다.

 전통 가곡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올라가는데, 주로 조선시대 상류사회에서 선비들에 의해 애창되었으며 모두 27곡으로 짜인 모음곡이다. 연주형태는 마지막곡이 남녀병창으로 되어 있으나 그외의 곡들은 남창과 여창으로 나뉘는 독창 성악곡이다 (독일의 예술가곡에서도 이러한 것이 있다. 예를들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남성이 부르게 되고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여성이 부르게 된다).

 이제 다시 한국가곡으로 돌아와서, 이 장르가 등장한 배경으로는 대한제국 말기의 기독교유입에 따른 찬송가의 보급과 당시 유행한 창가를 예로 들을 수 있다.



 찬송가와 창가를 전신으로 하여 1919년 최초의 한국가곡인 홍난파의 봉선화가 작곡된다. 비록 김형준의 가사가 4/4조의 창가형식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에 담긴 음악성과 예술성을 높이사 후대 학자들이 가곡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홍난파선생은 이후 봄처녀,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 등을 발표하여 한국가곡의 길을 개척하였다.

 1929년에는 현제명이 노산 이은상의 고향생각, 그집앞 등에 곡을 붙였으며 자작시인 가을도 가곡으로 만들었다. 1930년대 초반에는 채동선이 추억, 그리워 등을 발표했고, 1933년에는 조두남의 선구자와 김동진의 가고파가 작곡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가곡 작곡이 이루어져 전통화성학만이 아니고 다양한 현대적 작곡기법이 동원되었다.

 그런데 한국가곡의 문제점을 생각해보자면, 아직 이 장르가 서양음악의 방법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혹자는 한국사람이 만든 가곡이면 무조건 한국가곡이라고 하지만, 서양음악인들이 들을때는 그저 서양의 후기낭만적 가곡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해서 한국적 가락과 리듬이 지금보다도 더절묘히 녹아 있는 작품이 풍성히 등장하여야 비로소 진짜배기 한국가곡이 될 수 있고 이러한 국민악파적인 작품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가곡에 있어서의 한류(韓流)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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