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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중 사이 깊어지는 한국의 고민

[LA중앙일보] 발행 2015/03/16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3/15 20:17

안 유 회/선임기자

지난 13일 워싱턴DC에서는 한·미·일 관계에 관한 주목할 행사가 2건이 열렸다.

하나는 국무부가 청사로 일본과 대만의 전문가를 불러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연 '한일관계 50년' 세미나다.

2건의 행사는 지난달 27일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드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것에 대응으로 보인다.

셔먼 차관은 당시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한국인들은, 특별히 중국인들은 일본의 국방정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역사책의 내용이나 심지어는 바다의 이름(동해-일본해)에 대해서도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위안부 관련 면담은 국무부 한국과와 일본과, 대만과가 공동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표면적인 명분은 '세계 여성의 날'과 여성 주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달래기다.

AEI 토론회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50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최근 내리막길을 걷는 듯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이 좀 더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연구원은 "지난 70년간 미국이 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한국·일본과 강력한 동맹을 맺었기 때문인데 이 삼각 협력이 완전이 고장났다"며 "현 상황은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로리스 전 국방부 부차관보의 경우는 "강제적이고 지속적인 제3자의 개입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런 행동에 나설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일 관계에 미국이 개입해야 된다는 것이다.

셔먼의 발언은 중국 봉쇄에 나선 미국의 급한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중국 봉쇄에는 한·미·일 삼각동맹이 100% 가동돼야 하는데 한·일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본 편을 들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미국이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하는 문제는 이미 공론화됐다. 주한미군이 한국정부에 앞서 배치 후보지를 조사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전직 주한미군 사령관들은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를 권유하고 나섰다.

중국은 처음부터 사드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며 한국 배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역으로는 사드를 배치하면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리카이성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9일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한국이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중·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마지노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위해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할 수 있다는 역사 카드를 뺐다. 중국은 언제든 '경제 카드'를 뺄 수 있다. 한국의 수출 비중은 2002년 미국 20.2%, 중국 14.6%에서 2014년 중국 25.4%, 미국 12.3%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중 충돌이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오랜 우려가 사드 배치를 놓고 현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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