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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재앙이 되어 돌아온 솔턴호수

김완신/논설실장

팜스프링스 남동쪽 임페리얼 카운티에 위치한 솔턴호수(Salton Sea)가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가주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솔턴호수는 내륙에 위치한 대표적인 염호(소금 호수)다. 호수면은 해수면보다 234피트 낮다. 염도는 54g/L로 태평양(35g/L)보다 높고 매년 1%씩 증가하고 있다. 호수 면적은 유입되는 물의 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40~360스퀘어마일로 레이크타호를 넘어 가주 최대 크기다.

이같은 대형 호수가 매년 수온이 상승하고 염도가 높아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수영 낚시 물놀이 등을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죽음의 호수가 돼가고 있다.

지난 18일 솔턴호수와 인접한 임페리얼과 리버사이드 카운티 당국이 가주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해 공전하고 있다. 염도와 수온을 낮추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물을 호수로 유입하는 것이지만 비용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환경문제에서 가장 선도적인 캘리포니아에게 솔턴호수는 정책 실패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카자흐스탄 남부와 우즈베키스탄 북부에 걸쳐 있는 세계 4대 호수 아랄해(Aral Sea)도 유입되는 물부족으로 환경 재난을 겪고 있다. 소금 호수인 아랄해로 들어가는 수량이 줄면서 지난 50년 동안 호수 면적이 10분의 1로 줄었다. 2013년 우주항공국(NASA)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동부쪽 호수는 거의 사막으로 변했고 서부에만 좁게 남아 있다. 호수 유역의 산림은 황폐해졌고 소금을 함유한 토사들이 날리면서 주변 농토를 위협하고 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아랄해 사막화'를 지구 환경위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꼽고 있다.



솔턴호수와 아랄해가 '죽어가는' 지정학적 이유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두 재앙이 인간에게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솔턴호수는 1905년 콜로라도 강물을 임페리얼 카운티의 농업용수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사고로 생겼다. 수량과 수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시공 회사의 실수로 강물이 솔턴분지로 잘못 흘러가면서 지금의 호수가 됐다. 2년 후 물길을 바로 잡을 때까지 물은 계속 솔턴분지를 채워 거대 호수를 만들었다. 결국 인간의 잘못으로 생긴 호수가 재앙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아랄해도 마찬가지다. 아랄해 인근은 풍부한 수산물로 번영을 구가했었다. 호수 안에는 수많은 섬이 들어서 '섬의 바다(Sea of Islands)'라 불리며 예술가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옛소련이 목화와 쌀 재배를 위해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에 둑을 쌓아 아랄해로 유입되는 물길을 인공적으로 바꾸면서 호수는 죽어가기 시작했다. 2005년에 물을 끌어 아랄해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솔턴호수와 아랄해는 자연을 거스른 인위적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환경 파괴를 가져다 주는지를 보여준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

예부터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지도자의 덕목이었다. 중국 요순시대의 태평성대도 범람하는 강물을 제대로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치수 능력은 지금의 지도자들에게도 필수요건이다. 다만 이전 시대에 물의 확보와 관리는 국가별 사안이었지만 글로벌 시대인 현재는 지구촌 공동의 관심사가 됐다.

세계은행도 "20세기에 석유를 얻기 위한 전쟁을 했다면 21세기에는 물을 얻기 위해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이 미래다. 깨끗한 물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물은 여전히 물일 뿐이다. 3월 22일은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하고 지나간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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