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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 고전음악감상, 어떻게 시작할까?

필자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이다. 음악시간 숙제가 음악감상문을 적어내는 것이어서 청계천 음반가게에서 바흐의 나단조 미사곡 테잎을 산 뒤 그 감상문을 적었다. 테잎을 듣다보니 명색이 미사곡인데 인간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아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런 미사곡도 있으려니 치부하고 나름대로의 느낌을 열심히 적어내려갔다. 또한 내 책상 주변에 앉아있던 친구들도 힐끔힐끔 나의 감상문을 베껴서 각자의 감상문을 완성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흐른후 알고보니, 내가 들었던 것은 바흐의 미사곡이 아니라 오르간 모음곡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실수가 있을 수 있을까! 아마도 작곡자가 바흐이고 지휘자/연주자가 칼 리히터라 공장에서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 같았다. 결국 표리부동한 테잎과 나의 무지가 만나 엉터리 감상문을 작성하게 하였고 그 감상문을 근거로 많은 친구들또한 엉터리 감상문을 양산한 것이다.

 그런데 듣자하니 요즘의 한국 학교에서는 음악감상문을 적어내는 숙제대신 직접 공연장을 방문하여 음악회에 참석하고 그 티켓을 내라고 한단다. 그러다보니 음악회가 끝날때쯤의 공연장 주변에는 쓰고 난 티켓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한다. 음악감상이고 뭐고 일단 숙제만 하자는 심사인 것이다.
 할일이 태산같은 한국의 학생들에게 고전음악감상이란 어쩌면 쉽게 범접하기 어렵고 그 문리가 트이기까지의 인고의 시간을 참아내기가 좀체로 쉽지 않은 행위인듯 하다. 또한 학창시절을 마친 성인에게도 고전음악은 어느날 눈을 떠보니 쉽게 다가오는 그런 장르가 아닌 것같다. 해서 여기에 고전음악의 접근방법을 한가지 소개해볼까 한다.

 오늘의 비디오시대에 오디오 음악을 효율적으로 감상하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영상물에 의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시하는 갈등구조를 지닌 영화 아마데우스를 비롯하여 불멸의 연인, 가면 속의 아리아, 세상의 모든 아침, 파리넬리, 레드 바이올린 등 다종다양한 영화를 우선적으로 들을 수 있다.



 영화의 전개와 함께 어우러지는 감미로운 영화음악을 통해 고전음악감상의 동기를 부여받게 되면 이어 영상물로 만들어진 다양한 고전음악을 접할 수 있다. 우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나 비제의 카르멘 같은 오페라가 있겠고 유명 지휘자의 교향곡연주나 유명 성악가의 예술가곡, 아니면 유명 음악가의 교육적인 강의까지 실로 다양한 영상물이 존재한다.

 또한 실제로 악기를 하나 배우거나 노래 혹은 합창을 해보는 것도 음악감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내가 직접 연주를 해 봄으로써 대가들의 연주가 얼마나 대단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기에 대한 사랑이 깊어감과 동시에 그 악기를 중심으로 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게 되고 점차로 그 영역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이때쯤이 되서 공연장에 다시 가보면 처음에 공연장을 찾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거장 연주자의 음악세계가 무엇이고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음미할 수 있는 한차원 높은 경지에 오르리라 생각한다.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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