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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시어머니 '토막 살해'

40대 한인, 재산 문제로 고부 갈등
다이아몬드바의 시모 주택 불 질러
봉지에 시신 담아서 도주하다 잡혀

스튜어디스 출신의 40대 한인 여성이 70대 시어머니를 토막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가족들에 따르면 재산 문제로 인한 고부갈등이 범행 동기로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LA카운티셰리프국은 지난 25일 오전 6시30분쯤 터스틴시에서 이은영(42)씨를 이영자(77)씨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붙잡힌 이씨는 숨진 이씨의 큰 며느리다.

사건 수사는 이씨가 체포되기 5시간여 전인 새벽 1시 5분쯤 LA에서 동쪽으로 30마일쯤 떨어진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로 시작됐다.

현장에서 방화 여부를 수사하던 셰리프국은 '이씨가 시어머니를 찾아가 죽이고 시어머니 집에 불을 지른 뒤 터스틴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제보자는 이씨의 차량 정보까지 전달했고 셰리프국은 터스틴 경찰국과 공조 아래 이씨의 추적에 나섰다.



이어 5시간쯤 뒤 터스틴 경찰국은 화재 현장에서 약 25마일 떨어진 터스틴의 터스틴랜치 로드와 그린웨이 드라이브 교차로에서 이씨의 흰색 SUV를 발견하고 이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씨 차량 내부는 여러 개의 비닐봉지와 피묻은 종이봉지, 농구공, 유모차 등 각종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셰리프국은 "차량에서 발견된 여러 봉지 안에 유해(remains)들이 나눠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셰리프측은 이씨가 시신을 쉽게 운반하고 유기하기 위해 시신을 여러 부분으로 토막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이씨에게는 1건의 살인 혐의만 적용됐지만 향후 방화나 시신 훼손 혐의도 추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셰리프국은 직접적인 사인이나 범행 도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범행 동기도 공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가족들에 따르면 숨진 이씨의 집을 놓고 벌어진 고부간의 갈등이 참변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숨진 이씨의 사촌 남동생 이모씨는 "화재 발생 이틀 전인 23일에 누나와 통화했다"면서 "(며느리 이씨는)오직 누이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려고만 했고, 누나의 집마저 차지하려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 소식에 숨진 이씨의 이웃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불탄 이씨의 주택 옆집에 사는 백인 여성은 주류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렇게 다정한 분을 왜 해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피살된 이씨는 민주평통 LA지역협의회 2, 3, 4대 회장을 지낸 고 이관옥씨의 며느리다.

붙잡힌 이씨는 외국 국적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씨는 보석금 100만 달러가 책정돼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이씨의 인정신문은 당초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4월 24일로 연기됐다.

정구현·백정환·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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