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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부부 "집 내놔라" 법정싸움…시어머니 엽기적 살해

피해자는
아들은 재혼한 남편의 소생
남편 소유 골프장서 사무 일
3년 전 남편은 암으로 사별
집 놓고 갈등
지난해 아들 집에 화재 발생
함께 거주 불화…집 매매 시도
아들 범행 가담 여부도 조사


다이아몬드바 토막 살인·방화 사건의 피해자 이영자(77)씨의 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금전적인 문제로 큰 아들 부부와 갈등을 겪다 큰 며느리 이은영(42)씨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들도 범행에 가담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피해자는 누구

숨진 이씨의 사촌 동생 이모씨에 따르면 이씨는 한국에서 경기대학교를 졸업하고 평화봉사단과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했던 재원이었다.



그러나 40여 년 전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뉴욕으로 시집을 오면서 삶이 어려워졌다. 이씨의 남편은 민주평통 2·3·4대 LA회장을 지낸 고 이관옥씨의 의붓아들인 이달호(2011년 사망)씨였다.

이달호씨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둔 이혼남이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씨는 뉴욕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친자식처럼 세남매를 키웠다. 이후 남편이 양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샌디마스의 '비아 버디 컨트리클럽' 골프장을 물려받으면서 LA로 이사왔다.

이씨는 최근까지 이 골프장에서 사무를 보기도 했다. 또 월넛 지역 한인 교회에 권사로 오래 출석했다.

▶왜 며느리가 살해했나

숨진 이씨는 큰아들 부부와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씨의 남편이 3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이씨에게 샌디마스의 집 한 채를 남겼다. 이 집은 이씨의 명의로 돼있다.

하지만 큰 아들 부부는 이 집을 달라고 줄곧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에 따르면 큰 아들 부부는 아예 이씨의 집에 들어와 눌러 살았다. 함께 살면서 다툼이 더 심해지자 이씨는 지난해 집에서 나와 다이아몬드바의 타운하우스를 렌트해 혼자 살았다. 이 타운하우스는 25일 새벽에 불탄 주택이자 이씨가 피살된 사건 현장으로 추정된다.

이씨와 큰 아들 부부간 갈등이 잠잠해지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10월 아들 부부가 살고 있던 샌디마스의 집에서 불이 났다. 세탁기 드라이어의 과열이 원인이었다. 아들 부부는 불난 집에 살 수가 없어지자 이씨의 다이아몬드 주택에 한동안 얹혀 살기도 했다.

이후 이씨가 집을 팔아버리려하자 아들 부부가 반대하면서 지난해 법정 소송까지 벌어졌다. 최근까지 소송이 계속되다 지난 23일 이씨는 소송을 취하하면서 일단락 나는 듯했다.

숨진 이씨의 사촌 동생 이모씨는 "누나의 큰아들은 골프장에서 일을 하긴 했지만 넉넉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며느리도 일도 안 하고 오직 누이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려고만 했다"며 "화재로 한 집에서 다시 같이 살게되면서 자주 밤 늦게까지 싸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사건 발생 이틀전인 23일 이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이씨는 "며느리로부터 '왜 자식들이 부모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지 알 것 같다'는 등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냥 애들한테 집을 줘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덧붙였다.

갈등의 원인인 집을 이씨가 큰 아들 부부에게 넘겨주기로 결심한 이틀 뒤 이씨는 살해당했고, 큰 며느리는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주변 반응

숨진 이씨는 큰 아들 부부와 함께 살다가 지난해 다이아몬드바의 방 2개, 화장실 2개의 타운하우스로 이사와 혼자 살았다. 주택의 렌트비는 1800달러 정도다.

게이트 단지내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어서 주민들은 엽기적인 이번 사건에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한 이웃은 "사건 소식을 듣고 지난 이틀간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숨진 이씨는)항상 웃으며 인사하고 친절한 할머니였다"면서 "가끔 둘째 아들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왔는데 행복해 보였다.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정환·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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