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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아이들이 '굿피플'로 자라게 돕고 싶어요"

'V3멘토링' 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 리차드 강씨

초·중교 학습태도 불량아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
생계 걱정해주던 분들도
물품 기부 등 적극 도움
"현재 2개 학교 학생 돌봐
모든 학교로 보급해야죠"


26일 오후 한인타운의 한 초등학교 방과후수업 교실. 라티노 초등학생 1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연신 '미스터 강'을 찾는다. "숙제 다 했어요" "화장실 갔다 와도 돼요?" "친구가 책상을 밀고 못 앉게 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받아주고 숙제를 보느라 리처드 강(25)씨는 잠시도 집중할 수 없다.

방과후수업은 강씨가 지난 해 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베니, 비디, 비치(Veni, Vidi, Vici)'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수업에서 뒤쳐진 아이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들 등 사각지대에 있는 초, 중학생들에게 수업과 학습태도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밸리의 로렌스중학교와 LA한인타운의 호바트 불러바드 초등학교에서 다른 자원봉사자와 함께 80여명의 학생들을 돕고 있다.

강씨는 "UC버클리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다 구조조정을 당했다"면서 "대학원 진학과 자원봉사 일을 고민하던 중 삼촌이 차라리 '네가 새로 만들어봐라'는 조언을 듣고 프로그램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부터 타인을 도와주는 데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보람도 있고 좋을 것 같았다"며 "바로 'V3멘토링'을 비영리기관으로 등록하고 프로그램이 필요한 학교들을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무작정 밸리와 LA의 10여개 초, 중학교로 진격했다. 직원과 교장을 만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화와 이메일도 수십통씩 보냈다. 하지만 연락오는 곳은 없었다. 주변의 반대도 있었다. 일을 해야할 나이에 돈이 되지 않는 자원봉사라며 일자리를 찾아보라고도 했다.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열린다 했다. 10월말 학교 2군데서 연락이 왔다. 특히 로렌스중학교는 수업시간에 태도불량으로 교실 밖으로 쫓겨난 학생들도 봐줄 수 있는가 물었다.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해줬다.

강씨는 "11월초부터 시작했다. 아이들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중학생이 구구단도 못 풀고 있었다. 표정들도 어두웠다"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했다. 숙제와 수업태도 돌봐줬다. 천천히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감동을 넘어 보람도 있었다. 웃는 순간이 많아졌고 또 밝아졌다. 특히 주의집중력이 심하게 부족했던 아이가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며 가슴 깊은 곳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반대하던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시작했다. 물품을 기부해주는 사람도 생겼다.

강씨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우선 이번 여름방학에는 8학년생들에게 대학 진학에 도움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만들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학교에 프로그램이 도입돼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그는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 공헌할 수 사람, '굿피플(Good People)'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고 앞으로 아이들에게 장학금 및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도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는 "홈페이지(www.v3mentoring.com)에서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뜻 있는 분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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