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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디자인이 살려낸 기아차와 마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3/2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3/27 21:01

박낙희/OC총국취재팀·차장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겉모양이 좋으면 속 내용도 좋아 보인다는 그런 뜻이다. 아마 애플이 대표적인 이 속담의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애플은 사무용품으로 간주되던 퍼스널컴퓨터 시장에서 심플함을 최대한 살린 디자인과 그래픽 성능을 앞세운 사용자환경(UI)으로 무장한 매킨토시 컴퓨터를 발표해 고가임에도 꾸준한 판매신장을 이뤄냈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출시됐던 매킨토시 컴퓨터의 가격은 일반 PC데스크탑의 2~3배에 달했으나 디자인 또는 출판 관련업계에서는 거의 스탠더드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출시하는 제품마다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대성공을 이뤄냈으며 '애플 폐인'까지 생겨날 정도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성능 못지 않게 디자인이 중시되는 자동차 업계에도 이 속담은 여실히 적용되고 있다. 갈수록 업체들간의 차량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동급 모델들이 성능이나 사양면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각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나 디자인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동차업체로 기아차와 마즈다가 꼽힌다. 기아차는 지난 1994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미국에 진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고전했다. 그러던 중 2006년 독일 아우디에서 TT모델을 시작으로 디자인 혁신을 이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슈라이어의 '호랑이 코'로 상징되는 패밀리룩 디자인을 속속 접목시킨 유니크한 디자인의 박스카 쏘울과 세대를 앞선 디자인으로 평가 받는 중형세단 옵티마로 판매신장에 기름을 부었다. 또한 패밀리룩 디자인은 기아차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해 작년 기아차 연간 총판매량에서 역대 최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경영 악화로 지난 1996년 포드에 매각돼 자회사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마즈다도 2010년말 포드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며 독립한 이래 KODO(Soul of Motion)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더욱 역동적이며 어그레시브한 디자인을 앞세워 소형차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패밀리룩 디자인이 적용된 마즈다3, CX-5, CX-9은 자동차 전문매체 에드먼즈닷컴으로부터 '2015 최고 인기차량'에 선정되는 등 꾸준한 판매신장을 기록해 컨수머리포트가 선정한 '2015 자동차 브랜드 톱10'에서 렉서스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프레스 행사에서 만났던 일본 자동차 디자인계의 거장 시로 나카무라 닛산 부사장 겸 수석크리에이티브 총괄 이사가 "자동차 디자인은 이미 국적 경계가 없어진 상태다. 차별화된 브랜드 디자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 이유를 바로 기아차와 마즈다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싸면 무조건 잘 팔린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디자인 하나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님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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