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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 레퍼토리의 3분법

 어쩌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감동적으로 들었다"는 인사를 받게 된다. 그런데 내 자신이 부를때 더 느낌을 가지고 불렀던 곡보다도 그렇지 않았던 곡에서 그런 인사를 받을때 다소 의아한 감도 없지는 않지만 이내 수긍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가창자가 좋아하는 곡보다도 청중이 좋아하는 곡에 청중들이 더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독창회 등을 열때 어떤 곡을 위주로 선곡하여야 할까?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레퍼토리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뉠 수 있다고 본다. 첫째는 가창자가 좋아하는 곡이고, 두번째는 청중이 좋아하는 곡이며 세번째는 선호도를 떠나 새롭고 학구적인 곡이다. 필자는 이 세가지 구성요소가 모두 갖추어져야 비로소 훌륭한 연주회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의 요소에 너무 치우쳐버린다면 결코 좋은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볼 수 없는데, 만약 가창자가 좋아하는 곡만 연주한다면 이는 아전인수격 연주회가 될 것이요, 청중이 좋아하는 곡만 연주한다면 연주회 레퍼토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으며, 너무 아카데믹한 곡만 연주한다면 여기저기서 공자님을 만나는(?) 청중들이 늘어날 것이다. 해서 세가지 요소의 레퍼토리가 골고루 섞인 삼위일체의 연주회를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연주회를 시리즈로 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느 한 연주회는 어느 한 요소에 치중하고 다른 연주회때는 다른 요소에 치중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번에는 레퍼토리의 순서에 대해 생각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곡과 남이 좋아하는 곡, 그리고 학구적인 곡의 순서를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 것인가?



 필자의 그간 경험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학구적인 곡이 연주회의 맨 처음에 위치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처음에 연주해야만 청중들이 가장 곡에 집중하며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중들의 집중력이 점차 떨어질때쯤 다음 순서로 연주자가 선호하는 곡을 배정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청중들이 좋아하고 듣기 편안곡을 넣으면 좋을 것 같다. 청중들이 좋아하는 곡을 뒷부분에 배치하면 연주가 끝나고 박수소리도 더 커질 것이며 앵콜이 나올 확률도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물론 이같은 레퍼토리의 배치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하고 다른 식의 배치법도 많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중의 하나는 연도순으로 배치하는 것이 될 것이다. 중세 음유시인의 노래를 시작으로 르네상스 영국의 류트 가곡, 낭만파 시기를 풍미했던 연가곡들, 그리고 현대적 기법으로 작곡된 곡들로 거슬러 내려올 수 있다. 또한 국가별로 묶을 수도 있다. 독일, 이태리, 프랑스, 러시아, 노르웨이 등 유럽가곡과 영국, 미국의 영미가곡, 나아가 한국, 중국, 일본의 아시아가곡까지 다양하게 모아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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