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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 '가상현실'서 한 판 붙는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4/01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5/03/31 21:02

2020년 16억달러 시장 놓고 각축
유튜브, 360도 동영상 서비스
저커버그 "페이스북서도 곧 가능"

구글은 운영체제 선점 노려
삼성, 콘텐트 '생태계' 만들기
가상 포르노 확산 등 논란도


유튜브는 360도 전방위로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로 보게 하는 서비스를 지난 13일 시작했다. 헤드셋 형태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체험 기기를 쓰면 화면 속 현장에 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가상현실 기기를 쓰지 않아도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만으로 360도 촬영 장면을 즐길 수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가상현실 콘텐트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페이스북도 곧 가세한다.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둥근 구형 비디오(360도 영상)를 뉴스피드에 업로드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가상현실 같은 몰입형 콘텐트가 사진·동영상보다 더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가상현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IT 거물들이 PC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제3의 생태계로 '가상현실'을 주목하고 있다. 가상현실이란 미국 공상과학(SF) 드라마 '스타트렉'에서처럼 순식간에 발붙인 현실을 떠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 듯한 환경·상황을 말한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체험을 '순간이동(teleportation)'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1년은 가상현실과 관련한 하드웨어의 시대였다.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이 가상체험 기기를 만드는 오큘러스VR을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기어VR로 모바일 가상체험 시장을 활짝 열었다.

'일본의 자존심' 소니도 가상체험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15)에서 1년 전 공개한 것보다 업그레이드된 가상체험 헤드셋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공개했다. 내년 초 발매할 예정이다. 대만 제조업체 HTC도 게임업체 밸브와 손잡고 이달 초 가상체험 기기 '바이브(Vive)'를 공개했다. MS도 올해 사람의 동작을 인식해 가상의 3차원 영상을 만들어 실행하는 '홀로렌즈'를 공개했다.

이렇게 제조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높은 비용, 우스꽝스럽고 큰 디자인, 어지러움·울렁거림 같은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올 하반기 상용 제품이 대거 쏟아지고 내년에 가격 경쟁이 시작돼 가상현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제 초점은 가상체험 콘텐트로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즐길 만한 콘텐트를 많이 확보하고 질 좋은 콘텐트가 모일 유통망(앱마켓)을 선점해야 가상체험 시장 전체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스탠드마케츠에 따르면 가상체험 콘텐트 시장은 올해 6억7200만 달러에서 2020년이면 15억8800만 달러 규모로 커진다. 실리콘밸리에는 가상체험 콘텐트 개발사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도 생겨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하나로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던 구글은 이번에도 OS 선점을 노린다. 안드로이드VR OS를 개발해 무주공산인 가상체험 시장의 길목을 장악하려는 포석이 담겨 있다.

지난달 30일엔 HTC·밸브 연합군이 앱 개발자들에게 바이브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를 기반으로 하는 소니 모피어스도 콘텐트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오큘러스VR이나 삼성전자도 각각 가상체험 콘텐트 마켓을 열고 글로벌 콘텐트 업체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가상체험 콘텐트 시장에서 군사 분야의 비중(38%)이 크다. 하지만 향후 가상체험 콘텐트 중심은 게임과 e커머스·교육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게임은 2019년 군사 분야를 넘어 가상현실 콘텐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성장 속도로 보면 e커머스와 교육이 유망하다. 즉 전자상거래 관련 가상체험 콘텐트 시장은 연평균 35%씩 가장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게에 가지 않고도 옷을 입어보거나 만져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실물을 보기 어려운 공룡의 크기를 가상체험 기기로 가늠해보거나 영화 감상도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영화 속 장면에 들어가 체험하듯 즐길 수 있다.

가상체험 콘텐트의 몰입감 때문에 국내에서도 가상체험 콘텐트 제작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달 초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기어VR2(갤럭시S6·S6엣지 전용)에는 다양한 게임·공연 콘텐트가 탑재됐다. 국내 게임개발사인 스코넥의 총쏘기 게임 모탈블리츠도 포함됐다. 일찌감치 가상체험 콘텐트에 주목한 이 회사에는 지난해부터 오큘러스·삼성·LG·소니 등 주요 하드웨어 기기 제조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가상체험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논란거리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일본 등에 가상체험용 포르노그래피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가상현실 기기로 포르노 콘텐트를 체험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마치 진짜 같다" "구매할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가상현실 기기가 확산되면 부동산 매매를 비롯한 거액 투자 관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부동산 매물을 둘러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갈 필요 없이 집안에 앉아 가상체험 기기만 착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 가상체험 콘텐트가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될 경우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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