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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리아타운' 이름 붙인 웰스파고

박 상 우/경제부 차장

한때 맹목적으로 한인업소를 찾았을 때가 있었다. 한인업소를 찾는 데는 언어장벽이란 이유도 있었겠지만 한인커뮤니티가 발전하기 위해선 '한인들이 한인업소를 도와야 한다'는 특유의 '정' 문화도 크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 고객의 입장에서 선택의 폭도 넓지 않다보니 한인업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어떤가? 세월은 흘렀고 시대는 변했다. 한인업소는 여기저기 생겨나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한인이기 때문에 한인 음식점이나 한인은행에 가야한다는 사고방식은 구태의연해졌다. 특히, 고객들 입장에서 이제 이러한 사고방식은 억지에 가깝다고 본다.

식당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한인식당이 적었기 때문에 맛과 상관없이 찾았지만 이제는 수많은 한국식당 중에서 맛과 서비스로 업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 한인 음식점에서 언짢은 일을 겪은 고객들의 제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기자가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도 고객과 업주, 고객과 종업원간의 크고 작은 다툼을 목격한 경우도 적지 않다.



잘잘못을 떠나서 일단 음식점은 서비스 업종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이를 알고 음식점에 들어선다. 돈을 내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는 이야기다.

계산서를 보면 시키지도 않은 메뉴가 포함돼 가격이 껑충 뛰어 있다. "잘못됐다"고 말을 하면 "죄송하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너무나 당당하다. 두 사람이 두 개의 메뉴를 시켰는데 메뉴 하나를 다 먹을 때까지 나머지 하나는 나오지 않는다. 고객이 약속이 있어 더는 기다릴 수 없었고 주문을 취소했는데 주인은 다그치듯 고객을 탓한다.

최근 한국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서비스 질의 차이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부 음식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고객 입장에서 이제 한인은행이란 이유만으로 은행을 찾는 경우는 점점 줄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윌셔와 버몬트에 문을 연 웰스파고의 경우 지점이름이 '코리아타운'이다. 그리고 한인 직원도 3명이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 한인은행 직원들은 고객이 분명 선택 끝에 한인은행을 찾은 것인데도 당연한듯 불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갑과 을에서 서비스 제공자인 은행이 갑인 듯하다.

한인이니까 한인업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를 잘 아는 한인은행도 있다. 같은 민족이라 한인은행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리수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더 많은 한인 고객들을 흡수하고, 기존의 한인 고객들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기자가 아닌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한인은행에 전화를 해보면 부쩍 친절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맛을 유지하고 직원 교육에 앞장서는 업주들이 적지 않다. 맛보다 서비스가 좋아 다시 찾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업주들이다. 이제 한인은행이든 음식점이든 '어쩔 수 없이 한인 고객이 우릴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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