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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껄끄러운 '기복 신앙'

[LA중앙일보] 발행 2015/04/21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5/04/20 19:41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기복(祈福)이란 '복을 (절대자에게) 비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복종교'라는 말보다는 '기복신앙'이라는 말이 흔히 사용된다. 종교의 목적은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불가에서는 흔히 '복과 혜(慧)를 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복과 혜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의 문제는 종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원불교에서도 복과 혜를 추구한다.

종파마다 차이가 있지만, 흔히들 기독교는 신앙중심, 불교는 수행중심의 종교라고 한다. 이에 반해, 원불교는 세상을 살아가기로 하면 자력과 타력이 모두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신앙과 수행이 모두 강조된다.

이렇게 본다면 기도를 통해 복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원불교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기복의 내용을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것처럼 학업, 건강, 사업 등과 같은 세속적인 복에 한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 부처님께서는 출가 수행자들에게 잘 입으려는 것과 잘 먹으려는 것과 잘 거처하려는 것과 세상 낙을 즐기려는 것들을 엄중히 말리시고, 세상 낙에 욕심이 나면 오직 심신을 적적하게 만드는 것으로만 낙을 삼으라 하시었지만, 대종사께서는 정당한 일을 부지런히 하고 분수에 맞게 의·식·주도 수용하며, 피로의 회복을 위하여 때로는 소창(消暢, 취미활동 등의 오락)도 하라 하셨다.

원불교는 도학과 과학, 정신과 육신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한다. 도학과 정신이 근본이 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육신의 의식주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완전한 행복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생일날 당사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일이나, 새로 시작하는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일이, 성불제중이나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일만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진리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구한다면 문제가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무조건 빌기만 하면 효과가 있는 것일까. 첫째, 기도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노력과 실천이 따라야 하고, 노력과 바른 실천의 바탕이 되는 수행을 함께 닦아가야 한다. 둘째, 소원을 빌기에 앞서 각오와 실천을 먼저 고백해야 한다. 셋째, 자신만을 위한 기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기도도 함께 해야 한다. 넷째, 거짓원, 요행심, 배은망덕, 살생, 원망, 조급심은 금물이다.

원불교는 기도와 함께 자신의 수행과 실천을 강조하고, 세속적인 인간락보다는 마음의 편안함을 가지는 천상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기복종교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기복적인 모습이 부분적이지만 존재한다.

교세 확장이나 헌금을 걷기 위해서 기복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기복' 이야기만 나오면, 기독교는 기독교대로, 불교는 불교대로 자신들의 종교는 기복종교가 아님을 강변한다. 필자 역시 기복에 대해 교도님들께 말하는 것이 껄끄러울 때가 있지만, 실천과 수행을 병행하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진리에 맞게 구한다면 대상이 설령 세속적인 복락이라 할지라도 이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며 진리 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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