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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집중조명<7> 지지(Gigi)…파리의 말괄량이에게도 사랑은 찾아왔다…

'하이틴 스타' 바네사 허진스 주연 맡아
1958년 인기 영화에서 2015년 무대로

사랑과 낭만의 도시 파리. 봄을 깨우는 따스함이 뉴욕에 만연한 가운데 브로드웨이에도 파리의 낭만이 상륙했다. 바로 뮤지컬 '지지(Gigi)'의 현대판 리바이벌 공연 때문. 물론 '아메리칸 인 파리(American in Paris)'도 인근 공연장에서 막을 올렸으나 이번에는 우선 지지를 소개하도록 하자.

때는 1900년 파리. 파리의 상류 사회는 항상 가십으로 가득하다. 밤이 되면 상류층들은 '막심'에 모여 서로를 끊임없이 관찰하기에 바쁘고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다음날 아침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게 이들의 삶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가스통(Gaston). 막대한 재산을 가진 젊은이 가스통은 상류사회의 이목을 독차지한다. 남보기엔 부러울 것 투성이지만 막상 그는 상류사회에서 기쁨을 얻기보단 알바레즈 부인의 어린 손녀 지지(Gigi)와 편하게 노는 걸 더욱 즐긴다.

지지는 낭만을 즐기는 파리지앵들을 향해 답답한 눈길을 흘리며 자유를 즐기는 '왈가닥 소녀'다. 언젠가는 숙녀가 되어야 할 것도 알고 실제로도 교육을 받고 있지만 찻주전자를 든 손은 항상 떨려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내곤 한다. 지지와 가스통의 유일한 즐거움이라면 카드 놀이를 하며 조잘조잘 수다떠는 것. 그렇게 둘은 정을 쌓아간다.

어느날 지지의 '숙녀 교육'을 담당한 이모할머니 알리시아는 지지의 대변신을 감행한다. 펄럭이는 무릎길이 치마를 휘날리고 다니던 지지는 단아한 올림머리에 긴 치마를 얌전하게 입을 모습으로 가스통 앞에 나타난다. 그 모습을 본 가스통은 혼란스럽다. 혼란은 곧 사랑으로 변하고 지지를 향한 마음을 알리지만 가스통과 함께라면 상류사회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 고민하는 지지를 가스통은 끝까지 보호하고 둘의 사랑은 결국 결실을 맺는다.



아카데미상 '싹쓸이'

1950년대 당시 '영화 좀 봤다'하는 사람들은 '지지'를 잘 알 테다. '마이 페어 레이디'의 작사.작곡을 담당한 엘런 제이너러와 프레드릭 로웨가 팔을 걷어붙인 작품. 58년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영화로 나왔을 때엔 작품상과 감독상 등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쓸어가며 화제를 모았다. 51년 브로드웨이에 첫 선을 보인 당시에는 오드리 헵번이 이 작품을 통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데뷔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73년 다시 브로드웨이에 돌아온 뮤지컬은 당시 토니상 음악상을 거머쥐어 주옥 같은 음악이 더욱 빛을 발했다.

50년대의 영광을 재현

패션 화려함 열정의 대명사 파리의 황금시대(La Belle Epoque). 우리가 살고있는 2015년의 패션 화려함 열정의 대명사인 뉴욕에서 새롭게 재구성된 '지지'는 리바이벌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눈길을 끈 작품이다. 지난 8일 브로드웨이에 공식 오픈했다. 특히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로 청소년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바네사 허진스가 지지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통통 튀는 매력의 소녀 지지부터 조신한 숙녀가 된 지지까지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녀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허진스의 등장으로 인해 원작보다는 다소 '젊은' 느낌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로 인해 청소년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지지와 함께 무대에 나서는 가스통 역의 코리 코트 또한 에너지와 존재감이 넘치는 배우다. 카네기멜론스쿨오브드라마 출신인 코트는 졸업 직후 브로드웨이 '뉴시스'의 주인공 잭 켈리 역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가스통 연기로 또 한번 뮤지컬계의 찬사를 받고있다.

무대나 의상의 경우 현대식으로 만들었다기보단 당대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데 더 주력했다. 1900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현대적인 맛만 살짝씩 가미해서 세련된 느낌을 유지했다. 다만 무대 장치가 단조로운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장면을 눈여겨 보세요

The Gossips=파리 상류 사회의 '가십' 근원지 막심(Maxim)을 상징하는 노래. 끊임없이 내뱉는 노랫말이 그야말로 '가십' 그 자체다. 코러스가 한 몸으로 추는 기계적인 춤동작이 인상적인 곡.

Paris is Paris Again=드레스를 입고 우산을 쓰고 파리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함께 '파리'라는 도시에 바치는 노래다. 무대 위 에펠탑을 배경으로 파리의 아름다움을 스케치하는 장면이다.

The Night They Invented Chapagne=지지가 처음으로 샴페인을 맛보는 장면. 샴페인의 달콤함에 취해 '샴페인을 만든 그 날'을 노래한다. 1막 마지막을 경쾌하게 장식하는 곡.

Gigi=가스통이 지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장면. 그저 친한 여동생으로만 생각하던 지지였는데 그녀의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고 가스통은 마음이 흔들린다. 지지네 집을 뛰쳐나와 홀로 노래하는 동안 감정이 고조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너의 불빛이 불꽃이 되어버렸고(sparkle turned to fire) 너의 따스함이 뜨거움이 되어버렸다(warmth to desire)'고 노래하는 장면이 진솔하다. 가스통을 연기하는 코리 코트의 연기력도 일품.

공연정보

공연장: Neil Simon Theatre(250 W 52nd St)

일반 티켓: 137달러(오케스트라 기준)

할인 티켓: 94달러(www.ohshow.net 212-842-9311 한국어 가능) 러시티켓(35달러 공연 3시간 전부터 선착순 판매) 온라인 로터리티켓.

웹사이트: gigionbroadway.com

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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