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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칼럼]질투심의 발로인가?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5/01/24 10:56

근대의 영국인들은 고향을 떠나는 청년들을 그들의 모험을 영웅시하고 열렬히 환송하였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해적질을 하거나 평화로운 남의 땅에 가서 노략질을 서슴지 않았고, 나중에는 더 발전하여 그들 땅을 자기의 식민지로 만들어서 부를 쌓아가며 그 부(富)를 그들의 고향으로 가져왔었으리라.
고향에 금의환향한 그들은 거대한 저택을 짓고, 마부, 정원사, 하인, 하녀, 하다못해 사냥몰이꾼으로 써가면서 돈을 썼으니 그들의 덕을 입은 그 고장의 사람들은 그들을 영웅시하며, 금의환향을 환영하는 것도 당연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논농사를 주로 했던 우리 조상들은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지극히 비극적인 상황이었다.
서로 품앗이를 팔아가면서 모심기, 추수 등등의 논농사에서 어떤 이유로 소위 <왕따>를 당하여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어 농사를 포기하고 화전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거나 돌림병이나 자연의 큰 홍수, 가뭄 같은 재해를 당하여 정처없이 고향을 떠나 유랑민이 되거나 만주의 북간도 같은 곳으로 떠났을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이런 비극적인 고향땅을 떠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우리민족에게 획기적인 전환이 있었다. 비록 영국인처럼 영웅시하고 열렬한 환송은 못 받았으나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이루어진 미국으로의 이민 물결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나 또한 끼어있다. 우리는 영국의 해적 같은 약탈자가 아니라 개미 같은 근면성으로, 커다란 부를 이루는 사람은 별로 없을지 몰라도 20-30년이 지난 오늘날 고향 땅 한국의 평균보다 훨씬 안정되고 현 모국의 수준보다 나은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그러한 이민 숫자도 200만명 운운하는 데까지 이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오해 또는 곡해를 하는지 모르겠으나 극히 일부일지라도 이름을 감추고 컴퓨터 뒤에 숨어서 재미교포 우리를 질시하는 소위 네티즌이 있는 것 같고 줏대없는 여론과 정부가 부화뇌동하는 것 아닌가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몇해 전 젊은 힙힙댄스 싱어 <유승준>의 사건으로 좀더 그러한 나의 우려를 더 마음에 깊게한 것 같다.
사실을 유추한바 한국무대에서 인기가 오르자 치기어린 나이이기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군대에 입대하겠소"한 것 같고 LA에 돌아오자 부모에게 무슨 철없는 얘기냐 핀잔을 받았을터고, 예정대로 시민권을 받고 군입대는 안 하는 것으로 진행된 것 같다. 물론 경솔했음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도의 신경질을 넘어 증오에 가까운 욕설과 행패(?)로 나타났으며 <유승준 입국반대단체>까지 만들어서 여론몰이를 했고 줏대없는 언론의 동참으로 <국민의 정서>라는 이상한 단어를 쓰면서 정부가 입국을 불허하는, 외교가들이 비웃을 사상 최고의 코메디(?)가 연출된 것으로 본다.
만일 미국이 미군 장갑차 사망사건으로 촛불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미국민의 정서>에 안맞아 입국거부를 했다면 세계가 미국을 보고 웃었으리라…
내가 느닷없이 이러한 화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얼마전 한국판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니 이기준 교육부장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부 시민단체가 떠들어대는 첫 시비가 이기준 교육부장관의 아들이 국적포기(미국으로의 귀화), 병역기피이기 때문이라고 되어있었다.
나중에 다른 비리사건에 휘말려 사표를 내고, 사건이 끝났지만 나는 교육부장관 그 자신도 아니고, 그의 아들의 <국적포기><군입대 기피>라는 이유가 첫번째 거론된 것이 몹시 불쾌하다.
이곳 워싱턴을 방문했던 <대통령>을 위시한 여러 정치인들을 비롯한 소위 유력인사들이 하나같이 "우선 일등의 미국시민이 되어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십시오 그리고 고국에 애정 가져주십시오"라고 주문한다.
백번 공감하고 백번 옳은 말이다. 그리고 그말의 내용은 곧 "국적포기하고 미국시민권 받으십시오"라는 말과 젊은 자녀들이 "한국에 와서 군대생활하는 것보다 미국의 일등시민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열심히 미국사회에서 개개인이 한국을 위한 대표라고 생각하고 자부하고 있다. 하여 극히 일부라도 우리의 애정어린 모국애를 <국적포기><군입대기피>등 이유를 대면서 이상한 질시나 질투심으로 대하지 말고, 좀 긍정적인 눈으로 보아서 충분히 이해하고 유형,무형으로 미국의 교포들이 한국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음을 점차 인식하여 우리의 조국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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