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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고전음악] 그리그의 음악세계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그리그 (Edvard Grieg, 1843-1907). 그의 이름을 떠올릴때면 무엇보다도 솔베이지의 노래가 떠오른다.

 //그 겨울이 지나 또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그 여름날이 가면, 더 세월이 간다, 세월이 간다./아, 그러나 나의 님이여, 나의 님이여./내 정성을 다하여 늘 고대하노라, 늘 고대하노라.//
 이 가사를 가지고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학창시절에 직접 불러보았거나, 혹은 부모님이 부르시는 것을 한두번쯤은 들었을만한 노래이다. 이 솔베이지의 노래는 그리그가 노르웨이의 극작가 입센의 부탁을 받고 작곡한 연극 '페르 귄트(Peer Gynt)'의 부수음악중 한곡이다. 입센의 5막으로된 '페르 귄트'는 민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타고난 몽상가이자 기회주의자인 페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는 사랑하는 처녀 솔베이지의 애원과 어머니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아프리카 등지로 여행을 떠난다. 그가 이러한 방황과 모험을 치르고 난 뒤 얻은 교훈은 헛되이 버린 세월과 인생에 대한 환멸이었고, 결국 패배자가 되어 늙고 지친 몸으로 고향의 오막살이에 돌아오게 된다. 고향에는 솔베이지가 처녀인채 백발이 되어 기다리고 있었고, 페르는 솔베이그의 무릎에 엎드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평화스런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그는 이작품을 토대로 관현악곡 페르 귄트 모음곡 두편을 작곡하여 노르웨이의 서정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그리그의 음악중에는 이렇듯 슬프고 애틋한 곡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번 홀베르그 모음곡을 들어본다면 상황은 180도 바뀐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경비행기를 타고 지면위로 낮게 날며 초원을 질주하는 한무리의 말떼는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본디 이곡은 피아노곡으로 만들었으나 후에 현악합주용으로 편곡한 것으로 노르웨이출신 극작가 홀베르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요즘들어 발견하게 된 또 다른 그리그의 아름다움은 그의 서정소곡집에 들어있다. '노르웨이의 쇼팽'이라 불릴정도로 피아노에 능통했던 그의 실력은 거슬러 올라가보면 역시 피아노에 뛰어났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알려져있는데, 피아노곡중에서도 구성이 뛰어난 대곡보다는 소품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소품형식속에서 델리킷한 시정을 아로새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시정은 단지 실내안에 머물지 않고 실외, 즉 산야와 해변, 소박한 농민과 목동 등 거주공간을 벗어난 자연세계로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리그의 기악곡을 열거했지만 그렇다고 기악곡만 주로 작곡한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 시에 부쳐진 140곡의 주옥같은 가곡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의 가곡에 쓰인 언어는 크게 독일어와 덴마크어, 그리고 노르웨이 토속어 (릭스말, Riksmal; 란츠말, Landsmal)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덴마크어로된 안데르센의 '그대를 사랑해' 정도가 현재 알려져 있으나, 안네 소피 폰 오토 (Anne Sofie von Otter)나 바바라 보니 (Barbara Bonney)같은 세계적인 성악가에 의해 그 섬세한 영감이 점차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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