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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가뭄 사태 핵심은 '아몬드'

안 유 회/선임 기자

가주 가뭄이 4년째 접어들어도, 30년 넘게 이어지는 메가 가뭄이라도 해도, 도시에서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왜 못 느끼느냐고 탓하기도 어렵다. AP가 가주 수자원국과 전국가뭄.관개센터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싶다.

AP 보도를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가주의 1년 물사용량 중 가장 많은 것은 농업용수로 41%를 차지했다. 도시의 물사용량은 10%다. 물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이니 심각성도 그만큼 덜 느끼게 된다. 중가주의 농장지대를 본 이들은 가뭄의 피해를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가뭄 이후 가장 주목받는 것이 가주의 농업용수다. 그 중에서도 아몬드다. 가주의 아몬드 나무는 연 1조700억 갤런의 물을 소비한다. 가주 전체 가구의 물 소비량 8800억 갤런보다 22%가 많다.

다른 작물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아몬드의 경작지는 94만 에이커. 딸기 경작지는 92만8000 에이커다. 딸기의 연 물 소비량은 5000억 갤런. 아몬드의 반이 안 된다. 아몬드 한 알을 생산하는 데는 물 1갤런이 들어간다. 생산량 대비 포도의 3배, 딸기의 2.5배다.



이런 아몬드 경작지가 지난 10년새 3배 증가했다. 이유는 가주의 센트럴 밸리가 견과류 생산에 필요한 더운 여름, 서늘한 겨울의 지중해성 기후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물이 많이 필요하니 농장마다 지하수를 끌어올렸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센트럴 밸리 지역의 농장이 끌어올린 지하수는 20큐빅 킬로미터로 집계된다. 뉴욕시의 전체 가구가 1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1년 기준 2.5큐빅 킬로미터를 퍼올린 셈이다.

2011년 가뭄이 시작되자 지하수 사용량은 연 7큐빅 킬로미터로 늘었다. 텍사스의 모든 가정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물이다.

문제는 강우량이 많지 않은 서부의 다른 주와 달리 가주는 특별한 지하수 사용 규정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땅 소유주가 지하수 사용권도 갖고 있다. 소수의 카운티에 규정이 있지만 토지 소유주가 신청하면 쉽게 지하수 사용허가를 내준다.

결국 문제는 가주정부의 방임형 수자원 관리다. 물을 가장 많이 먹는 아몬드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지하수를 퍼올리는데 아무런 관리도 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이 가주 지하수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른다고 할 정도로 퍼올렸고 이제는 싱크홀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가주의 아몬드 산업은 '미니 골드러시'로 불릴 정도로 팽창했다. 2013년 6월에서 2014년 7월 사이에만 가주는 833만 그루의 아몬드 묘목을 사들였다. 이전 해보다 25%나 증가한 양이다. 새 묘목을 심은 농장의 크기만 맨해튼의 3배에 해당하는 4만8000에이커다.

2012년 가주 아몬드의 시장 가치는 48억 달러에 이른다. 생산량은 21억 파운드로 2000년보다 3배 증가했다. 이런 급속한 팽창은 헤지펀드 등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주의 아몬드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80%에 이른다. 피스타치오는 43%, 호두는 28%를 차지한다. 2012년 미국의 특수작물 수출 1위는 34억 달러의 아몬드로 13억 달러인 포도주를 제쳤다. 호두와 피스타치오는 각각 3위와 4위 기록했다.

이런 폭발적 성장세에도 가주 정부는 물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리고 가뭄이 겹쳤다.

23일 LA시의회 수도전력위원회는 자연증발을 막기 위해 수영장에 덮개를 씌우는 것을 의무화하는 절수 시행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수영장의 자연증발을 막는 것도 가뭄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농업용수를 관리하지 못하면 가뭄과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 한다. 수치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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