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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오해

이재희/경제부 차장

# "저는 '미생'의 만능 사원 안영이가 절대 아닙니다"라는 기자칼럼을 읽었다. 내용인즉 이렇다. 어른들은 젊은 세대는 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잘하고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고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하고 일을 시킨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상사의 지시에 새벽까지 파워포인트와 씨름하고 관련 강의를 듣는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어는 두렵고 영어를 기본으로 중국어 등도 배워야 하는 현실이 버겁다.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를 거침없이 말하는 인턴사원 안영이씨는 드라마 '미생' 속에나 있는 거다.

칼럼을 쓴 기자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은 '별에서 온 그대들'이 아니다. 다재다능한 재주는 남몰래 눈물을 삼키며 부단히 익힌 것이다. 그러니 제발, '젊은 애가 왜 그러느냐'는 말씀만은 거둬 주시길" 바랐다.

# '요새 젊은 것들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봤다. 길거리에서 툭 치고 지나가는 청년을 보며 어른이 "버릇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한다. 버스 안에서 자느라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여학생을 보며 어른이 "참 배려 없는 아가씨네"라고 한다.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토를 하는 청년을 보며 어른이 "요즘 것들은 개념이 없어"라고 한다. 어른이 "우리 땐 안 그랬는데…"라고 한다.



그리고, 수업을 끝내고 아르바이트 가느라 시간에 쫓기는 청년의 모습이 나온다. "버릇 없는 게 아니라 여유가 없는 건 아닐까요" 반문한다. 학업에, 아르바이트에, 취업 준비에 바쁜 여학생의 모습이 나온다. "배려가 없는 게 아니라 버틸 힘이 없는 건 아니었을까요" 또 묻는다. 면접에 또 떨어져 술을 마시는 청년의 모습이 나온다. "개념이 없는 게 아니라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었을까요" 되묻는다. 동영상은 '오해에서 이해로'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 한국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인사 담당자 1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요즘 신입사원에 대해 "시켜야만 일한다"고 했다. 신입사원의 단점이 보이는 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을 때(46.9%) ▶문제 해결력이 떨어질 때(25%) ▶능력은 좋으나 태도가 불성실할 때(10.9%) ▶야근을 피하려할 때(9.4%) 등을 꼽았다.

위 두 사례의 시선으로 바라보자면 할 수는 있지만 신입사원인데 먼저 막 나서서 해도 되는지 망설인 것일 수도 있다. 문제 해결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아직 경험이 없고 익숙하지 않고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탓할 게 아니라 나는 신입사원을 어떤 태도로 대했는지, 어떤 태도로 업무를 지시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야근, 신입 뿐만 아니라 직장인 모두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혹, 야근을 퇴근 직전에 통보한 건 아닌지 뒤돌아보자.

직장에서 뿐만 아니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지시보다는 부탁이, 오해보다는 이해가, 지적보다는 격려가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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