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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4일 천하'로 마감한 벤처의 꿈

백 정 환/사회부 기자

지난 달 IT업계에 희한하고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생방송 모바일 앱 미어캣(Meerkat)이 등장한 지 4일 만에 사라졌다.' 4일 천하'였다.

3월 23일 테크크런치, 지디넷 등 IT미디어들은 미어캣의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미어캣은 생방송 서비스가 가능한 소셜미디어로 1월 27일 애플 앱스토어에 등장한 지 1개월 만에 16만명의 이용자를 모았고 3월 20일 기준으로 30만 명을 넘어섰다. 다운로드 순위도 100위권 안에 들어갔다. 벤처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투자도 몰렸다. 투자가치는 5200만 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소셜미디어 공룡, 트위터에 카운터펀치를 맞고 쓸쓸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트위터는 지난달 26일 페리스코프(Periscope) 서비스 론칭을 공식발표했다. 미어캣과 똑같은 생방송 서비스에 저장기능까지 갖춘 페리스코프에 유저들은 몰려들었다. 재미있는 생방송들이 쉬지 않고 포스팅됐다. 생방송 중인 화면에 달린 댓글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다운받아 이용하도록 자극했다. 미어캣에 대한 관심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다.

돌풍을 일으켰던 미어캣은 트위터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미어캣의 등장으로 실시간 생방송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페리스코프, 아니 트위터가 가로채 갔다. 생방송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미어캣만 억울한 상황이다.



하지만 트위터의 행보는 이미 예견됐었다. 단지 시기가 빨랐을 뿐이다. 트위터는 올 1월 페스리코프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5초간 동영상을 촬영해 포스팅할 수 있는 '바인'을 인수해 시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 시장에 관심이 많은 트위터는 론칭 시기를 저울질했다.

트위터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준비해 나갔다. 3월 14일 미어캣의 포스팅을 차단한 데 이어 26일 화려한 한 수를 두어 경쟁사를 날려버렸다. IT미디어들이 앞다퉈 미어캣의 화려한 등장과 장밋빛 미래를 보도한 지 불과 수일 만에 트위터는 페리스코프를 론칭하며 단숨에 시장선도 기업이 됐다.

사실 미어캣, 페리스코프 전에 한국업체가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프리챌을 개발했던 전제완 대표가 3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론칭한 '짱라이브'가 주인공이다. 지난 해부터는 '에어라이브(Airelive)'로 이름을 바꾸고 LA에 사무실을 열고 서비스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진행한 라면요리왕 콘테스트에 후원사로 참여해 온라인에 실시간으로 방송을 서비스하며 주목을 받았다.

미어캣, 페리스코프, 에어라이브.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대가 코앞에 왔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플리커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들도 변화 중이다. 드론, 비콘, O2O(Online to Offline) 등도 실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샌타모니카를 중심으로 실리콘비치가 만들어지고 투자자와 기술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어바인과 레이크포리스트의 경계선에도 이미 많은 벤처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 남가주가 새롭게 벤처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한인커뮤니티의 역할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앞서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소식이라도 늦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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