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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새 놀이터' 휘트니미술관 개관

오늘(5월 1일)부터 일반 관객 입장
20~21세기 미국 미술 연대별로 공개
오키프.호퍼.워홀.백남준 등 작품전

5~8층 테라스에서 뉴욕 풍경 한 눈에

휘트니미술관이 오늘(5월 1일) 공식 개관한다. 지난 2008년 어퍼이스트사이드 건물을 떠나 다운타운으로 이사 계획을 밝힌 이래 드디어 모습을 공개한 것. 지난 30일 열린 리본커팅식에는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와 빌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 등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휘트니가 자리잡고 있는 곳은 미트패킹디스트릭. 맨해튼 14스트릿 서남쪽에 있는 감각적인 동네다. 근처에 휘트니만큼 큰 규모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갠스부르트마켓 첼시마켓 하이라인 등 세월의 때가 묻은 곳을 요즘 센스에 맞게 주물러 만든 트렌디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동네다. 여기에 휘트니가 가세하면서 판세가 달라졌다.

기존 박물관 공식 타파



지난달 23일 언론에 미리 공개된 미술관을 다녀왔다. 사실 대형 '박물관'하면 사방이 막힌 건물 안에서 어두침침한 조명 아래 작품을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기존 미술관.박물관 전시관의 경우 사방이 막혀있고 테라스나 쉼터 등을 마련해 답답함을 조금 해소한 형태가 대다수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도 루프가든과 아메리칸 윙 등 일부 공간에만 햇살이 들어오는 형태고 전시관 자체는 사방이 막혀 있다. 이게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회오리 모양의 구겐하임미술관 정도.

그런 의미에서 휘트니미술관은 기존 대형 미술관.박물관의 공식을 과감히 깨버렸다. 건축 디자인을 맡은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에게 찬사가 쏟아질 만하다. 우선 휘트니에는 빛이 넘친다. 건물 서쪽 벽면은 통유리로 만들어 빛을 초대하고 건물 동쪽 5~8층은 테라스로 공간을 연장시켰다. 양 옆에서 쏟아지는 빛이 전시 공간을 자연 조명으로 비추는 바람에 답답한 느낌이 없다. 특별히 건물 외관을 위아래 계단으로 연결하는 테라스는 거대한 정글짐을 연상시킨다. 각 층 테라스를 자유롭게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기 때문. 테라스에 서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프리덤타워가 아래쪽으로 바라보면 하이라인공원이 보이는 풍경은 정글짐이 선사하는 보너스다. 5층 서쪽 통유리 앞으로는 소파가 놓여져 있어 탁 트인 허드슨강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 좋다. 지리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개막전 'America Is Hard to See'

다운타운 시대를 새로 여는 휘트니미술관의 개막전은 미국 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다. 400여 명의 작가들이 함께 일구어낸 미국 미술의 발자취를 더듬는 동시에 현재의 흐름을 조명하는 '휘트니다운' 전시다. 전시 작품은 600여 점. 전시는 8층부터 시대순으로 5층까지 내려오는 구조로 마련돼 있다. 전시는 오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4층과 2층은 없으며 3층은 극장.교육센터로 꾸며져 있다. 1층에는 간략하게 요약된 전시 맛보기를 비롯해 레스토랑 '언타이틀(Untitled)'과 북스토어 등이 자리잡고 있다.

8층(1910~1940년)=업타운 휘트니 건물의 상징적 요소 중 하나였던 '대형 엘레베이터'는 새 건물에도 그대로 재현됐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곧장 올라가길 권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하는 것이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시작을 알린 시기의 미국 미술을 담은 8층에는 조지아 오키프 막스 웨버 이사무 노구치 등의 작품이 걸려있다. 미국 미술계에 사진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7층(1925~1960년)=우리 귀에 가장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가장 많이 내걸린 층. 휘트니의 자랑 에드워드 호퍼를 비롯해 폐물을 모아 조각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존 챔벌린 독특한 색감으로 잘 알려진 마크 로스코에서 윌리엄 드 쿠닝 잭슨 폴록까지. 미술품 경매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품들을 쏟아낸 작가들이 바로 이들이다. 7층 서편 창가에 걸려있는 호퍼의 '해질녘의 철로(Railroad Sunset)'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 더욱 빛나며 전시장 한 벽을 큼지막하게 차지한 로스코의 '빨강의 4색(Four Darks In Red)'은 무게를 잡아준다.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 만 레이와 워커 에반스의 사진 작품 또한 이 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6층(1950~1975년)=6층 엘레베이터 앞을 장식한 작품은 바바라 크루거의 '무제'. 대형 빌보드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안쪽에 펼쳐진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야요이 쿠사마 등의 작품이 6층을 구성한다. 세계제2차대전 후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히며 아상블라주(Assemblage.여러 물체를 한데 모아 만드는 기법) 팝 아트 등이 미술계에 떠오른 시기다. 백남준 화백의 1965년 작품 '마그넷 TV(Magnet TV)'를 비롯해 워홀의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와 지난해 타계한 온 카와라의 작품 또한 걸려있다.

5층(1965~현재)=정치 정체성 대중 문화 개인의 이야기 등 여러 주제에 걸친 현대 작품들이 5층을 장식한다. 그중에서도 5층 동편으로 가면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Running People at 2616216'라는 작품이 홀로 창 밖을 향해 걸려있다. 통유리에 비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허드슨강 위를 내달리는 사람들이 보이는 듯해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된다. 장 미셸 바스키아 제프 쿤스 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5층 테라스에 펼쳐진 색색의 의자는 매리 하일맨의 설치미술 '선셋(Sunset)'이다.

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미술관 정보
▶주소: 99 Gansevoort Street New York NY 10014
▶운영 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월.수.일 오후 6시까지 목.금.토 오후 10시까지(화요일 폐관)
▶입장료: 일반 22달러 학생.시니어(65세 이상) 18달러. 기부금제(Pay as you wish)는 매 금요일 오후 7~10시.
▶웹사이트: whitne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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