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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코앞에 왔다

상조회 회원 평균 사망나이 90세 육박
외롭고 쪼들리고…고령화 그늘도 심각

한인사회가 초고령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한인사회 시니어들의 평균 연령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본지가 상조회를 통해 한인 시니어들의 평균 연령과 사망 연령을 조사한 결과, 매년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LA의 A상조회에 따르면 1500여 회원들의 평균연령은 약 88세 정도다. 90세 이상 회원이 200명 이상이며, 100세 이상 회원도 15명에 달한다. B상조회는 회원 1400여명 중 대부분이 80대 후반으로 평균연령은 A상조회와 비슷했다.



상조회 관계자들은 “흔히 말하는 ‘65세 이상 노인’이란 말은 옛말이다. 이젠 노인이란 말을 들으려면 적어도 85세는 넘어야 한다. 10년 전에 비해 10살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B상조회 사무장은 “젊은 시니어들은 건강 관리에 무척 신경을 쓴다.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90세, 100세 회원들이 주류를 이루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비슷한 추세다. 애틀랜타 한인상조회 조성숙 총무는 “구체적 통계는 없지만 상조회 가입대상의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대개 70대 이상 회원들이 많다”며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노인 각자가 건강관리를 잘 하다보니 평균수명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평균 사망 연령도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A상조회 회원들의 평균 사망 연령은 2008년 87.1세에서 2014년 87.9세로, 올해 들어서는 91.5세로 상승했다. C상조회도 비슷해 올해 들어 90세 전후 회원들의 사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상조회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올해 회원 사망자의 숫자가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초고령화 진입의 명암은 뚜렷하다. 100세 시대를 즐길 수 있는 시니어들은 소수다. 상당수는 경제적 궁핍, 정서적 외로움에 시달린다. ‘홀로 남는’ 시간이 길어지며 외로움의 깊이는 더해진다. 인간 관계망은 협소해 대화를 나눌 친구들이 없고,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외로움을 풀어내기도 쉽지 않다.

애틀랜타내 대형한인교회에 따르면 최근 70~80대 노년층이 애틀랜타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다. 기후가 좋고, 같은 연령대 친구를 찾기 위해서다. 아틀란타한인교회에 출석하는 노인은 “내 나이가 73살인데, 이 나이가 됐어도 노인 축에도 못끼는 경우가 많다”며 “80세 이상은 물론 90세 이상 시니어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세대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모(92) 할아버지는 “정부 보조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뻔한 자녀들의 상황에 손을 벌리기도 미안하다”며 “매월 상조회비로 나가는 돈도 모아보면 크다. 빨리 저 세상으로 가야하는데, 이게 뭐하고 사는 삶인지, 나이 들수록 친구나 취미가 없으면 힘들다. 오래 사는 게 좋은지 참…”하며 하소연했다.

D상조회 사무장은 “초고령화로 여러 문제가 많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향후 한인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이들 젊은 시니어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모색해야 한다. 무언가를 나눠주고, 라인댄스 정도에서 그칠게 아니라 이들이 사회에 동참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백정환·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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