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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파크스·간디·큐리·에디슨의 공통점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1955년 12월 1일 저녁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 40대 중년 여인이 시내버스에 올랐다. 그녀는 백화점 지하 양복점에서 하루 종일 다림질을 했다. 그녀는 '흑인석'이라고 쓰인 의자의 첫줄에 앉았다. 곧 버스는 손님으로 만원이 됐다. 앉아 있는 그녀에게 버스 기사가 백인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하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거부했고 기사가 부른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그녀의 재판이 있던 날, 5000여명의 옹호자들이 교회에 모였다. 그후 이들은 381일간 버스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92세로 생을 마친 이 여인이 바로 흑인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다. 그녀 자서전 제목은 그녀의 성격을 잘 표현한 '조용한 힘(Quiet Strength)'이다. 로자 파크스 여사는 말이 없고 조용한 내향적 성격이었지만 위대한 업적을 역사에 남겼다.

사람은 외향적 인간과 내향적 인간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미국인들은 마치 모두가 외향적 인간인 것처럼 행동한다. 용감하면 위대하고, 사람들과 쉽게 잘 사귀면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연구에 의하면 인구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은 내향적으로 태어났는 데도 마치 선천적으로 외향적인 것처럼 행동한다. 왜냐하면 이 사회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형이 되려면 외향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자 파크스 자서전의 저자 수잔 케인은 어린 시절부터 내향적인 자신의 성격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한다.

그녀가 월가의 법률회사에서 근무할 때 골치 아픈 소송건이 터졌다. 마침 그 케이스를 맡은 변호사는 부재 중이었다. 그녀는 다른 동료들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상대방의 말을 듣고 깊이 생각한 후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걱정과는 달리 소송건은 그녀에게 유리하게 끝났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자신이 승리하자, 그녀는 역사적으로 뛰어났던 내향성 인물들을 찾아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로자 파크스 여사였다.

또다른 내향적 위인으로 그녀는 인도의 간디, 과학자 퀴리 부인, 발명왕 에디슨 등을 꼽았다.

이들은 조용하고 수줍은 듯 보이지만 남의 말을 경청하고 생각을 깊이 한 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마음에 맞는 사람과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

수잔 케인은 동양인이 많이 거주하는 북가주의 큐퍼티노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한 중국인 2세 고교생을 심층 조사했다. 이 학생은 말이 적고, 파티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친구들이 파티나 운동을 즐길 때 저도 물론 끼고 싶지요. 그러나 이민와서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해 저는 공부를 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저 같은 생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구글과 애플 등 IT기업들이 밀집한 이 도시에서는 내향적인 동양인 2세들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오죽하면 일부 백인 부모들은 자녀가 동양학생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도록 이사를 가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내성적 성격의 학생들이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낸답니다." 이곳 교장의 말이다.

수잔 케인은 내향적으로 태어났어도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가끔은 외향적인 성격의 좋은 점도 배워간다면 성공하리라 믿고 있다.

한인 2세들이 다른 인종 청소년들보다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의 좋은 점을 살려주면 우리가 선택해서 온 미국 땅에서 승리자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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