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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고전음악]음악가와 회사원

음악가와 회사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조직에 소속해있는가의 여부일 것이다. 회사원은 일반적으로 CEO밑에 위치한 각 부서에 일원으로 소속되어 있거나 혹은 프로젝트 단위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가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위계질서를 지닌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혼자서 CEO직을 수행해야 하며 또 때로는 혼자 말단직도 수행해야 하는 홀로책임회사의 일원이자 전체인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이 홀로책임회사의 경영파트만을 담당해주는 매니지먼트사가 존재하지만, 이는 정말 소수에 불과하고 그외의 다수는 어렵사리 매니지먼트까지 꾸려가야 하는 형편이 된다.

 독자적으로 활동하던 음악가들이 조직의 일원이 되는 길은 오케스트라에 일원이 되는 것이다. 특히 지휘자가 된다는 것은 조직의 CEO가 되는 것이다. 플라시도 도밍고는 테너 가수에서 이제 워싱턴 오페라단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었고, 독일가곡을 가장 맛깔스럽게 부르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도 지휘에 손을 대었다. 하지만 성악가보다도 피아니스트중에서 지휘자로 전향한 경우가 많은데 다니엘 바렌보임,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정명훈 등이 그 예이다.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다가 지휘자가 되어 조직을 맡게 되면 여러가지 덕목이 필요하게 될텐데, 과연 어떠한 지휘자가 좋은 지휘자일까?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 전향한 아르투르 토스카니니의 경우, 자신은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하였으나 음악에 있어서는 타협을 불허하는 철저한 독재자였다. 평범한 피아니스트로부터 지휘로 전향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도 그러한 독재의 경향이 있었는데, 카라얀 사후 베를린 필을 맡은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전임자의 군림하는 지휘자상을 지양하고 새시대의 민주적인 지휘자를 표방하였다. 하지만 아바도의 연주가 토스카니니나 카라얀처럼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아 지휘자에게 어느정도 강력한 권한을 주어 오케스트라가 일사불란하게 연주하도록 하는 것이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필요악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음악의 완성도가 지휘자의 불벼락에 있기보다는 리더십의 향상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어짜피 지휘자가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라면 기존의 경영학적 리더십기법을 도입해보는 것도 음악적 향상을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닐까? 그러기위해서, 지휘자는 단순히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결과지향의 관리자가 될것이 아니라 단원 개개인에게 비젼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텐데, 매슬로우의 욕구계층이론이 적절한 기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기초적인 의식주로부터 점차로 상승한다고 하는데,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해본다면 음악활동이 단지 단원들에게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해결해주는 도구이기보다 긍지와 자아실현의 도구라는 믿음을 지휘자로부터 받을때 비로소 오케스트라의 진정한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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