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0] 감옥 62,300달러 vs 학교 9,100달러
김완신/논설실장
캘리포니아 재소자수는 1980년 2만5000명에서 2014년에는 13만3000명으로 늘었다. 불과 20여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수감자의 6분 1은 좀도둑, 상점물건 절도, 소량의 마약소지 등 경범이다. 여기에 세번째 범죄에 중형을 선고하는 '3진 아웃법'에 의해 재소자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참고로 미국 전체 재소자수는 227만명이다(2013년 국제수감연구센터.ICPS 통계). 10만명 당 재소자는 698명으로 세계 최고의 수감률을 기록한다. 한국의 수감률은 101명으로 미국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재소자는 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수감하고 교도하는 비용도 증가했다. 1995년 1인당 3만3400달러 소요 되던 것이 현재는 6만2300달러로 폭등했다. 2011년에는 재소자 과밀현상 해소와 비용절감을 위해 수감자 4만6000명을 조기석방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 조치는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 합헌 판결이 났다. 찬성의견을 밝혔던 앤서니 케네디 대법원 판사는 "교도소 변기 1개당 사용 인원이 54명을 넘었다"며 "헌법이 규정한 재소자들의 권리는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늘어나는 재소자를 수용하기 위해 80년대 이후 22개의 교도소를 새로 세웠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학은 단 1곳만 개교했을 뿐이다. 1인당 재소자들에게 들어가는 금액으로는 15명의 어린이들을 1년간 프리스쿨에 보낼 수 있다. UC계열 대학생 두명에게 연간 학비를 제공하고 학교 카운슬러 1명을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빌보드 캠페인은 재소자 교도에 막대한 재원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교육투자 확대를 통해 범죄자를 미리 막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사회.경제학자들은 교육이 범죄율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사회비용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프리스쿨에 다닌 사람은 안 다닌 사람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28%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공익재단 베델스만의 통계에서도 수감자들의 중학교 중퇴율은 비전과자에 비해 4배 높게 나타났다.
지난 장기불황으로 세수가 줄었을 때 캘리포니아가 가장 먼저 삭감한 예산 중의 하나가 교육분야였다. 학교 카운슬러와 교사 수천명에게 해고통지가 발송됐고 교사 부족으로 교실당 학생수는 40명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당시 주정부는 과밀학급보다는 교도소 과밀해소를 우선시 했었다. UC계 대학도 주정부의 지원이 줄면서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어, 가주 공교육의 명예로운 전통도 실추됐었다.
올해 가주의 재정이 수년간의 적자를 벗어나 흑자를 기록하면서 그간 소홀했던 교육예산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문 지원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학생 1명을 바르게 교육시켜 범죄에 빠지 않도록 하면, 후에 절약할 수 있는 사회비용은 막대한다. 모든 간접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6만2300달러를 줄일 수 있다. 오늘 1달러의 비용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도 내일 문제가 생겨 해결하려면 10달러가 들 수도 있다.
내일을 위해 오늘 1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