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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연일 신기록 행진 …'억' 소리 나네

피카소·자코메티 작품 최고가 갱신
빈부 격차·과열 경쟁 우려도 커져

5월 들어 세계 미술계에서는 '억'소리가 여러 번 터져 나왔다. 미술품 경매사의 기록을 갈아치운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지난 5일 열린 뉴욕 소더비 경매였다. 이날 경매장에서는 반 고흐의 1888년 작 풍경화 '알리스캉의 가로수길'이 6630만 달러에, 클로드 모네의 1905년 작 '수련'이 5400만 달러에 낙찰되며 미술계를 흥분시켰다.

11일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 이브닝 세일장에서는 신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이날 피카소의 1955년 작 유화 '알제의 여인들'은 무려 1억7936만 5000달러에 거래되며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1997년 마지막 거래 당시의 경매가(약 3190만 달러)에 비해 약 5.6배 치솟은 가격이다. 2013년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습작'이 세웠던 1억 4240만 달러의 최고가 신기록도 3700만 달러 가량 넘어섰다.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조각 부문 신기록도 깨졌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1947년 작 청동상 '포인팅 맨'이 1억4128만5000달러에 팔렸기 때문이다. '포인팅 맨'은 피카소와 베이컨의 회화 작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작품의 기록도 갖게 됐다.



13일 크리스티 주최로 뉴욕에서 이어진 전후 현대미술 경매 이브닝 세일에서도 마크 로스코의 'No. 10'이 8190만 달러, 앤디 워홀의 '컬러드 모나리자'가 5615만 달러에 낙찰되는 등 고액 거래 행진은 계속됐다.

문화계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46억 달러 규모로 위축됐던 경매 시장은 2010년부터 93억 달러 규모로 회복되며 다시 활기를 찾은 바 있다. 이후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 온 결과, 2015년의 세계 경매 시장 규모는 약 185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5년 사이 2배 가까이 몸짓을 키운 셈이다. 지난해(152억)에 비해서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일각에서는 미술품 시장의 과열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미술품 시장의 성장은 세계 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대부호들이 쌓아뒀던 현금을 미술품 투자에 쏟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신흥 부호들이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위주로 편중돼 있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움직임 역시 미술품 경매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리스크가 낮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점차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빈부격차의 결과로도 분석했다. 타임스는 최근 문화 섹션에 게재한 '미술품 경매를 통해 드러난 수입 불평등'이라는 기사를 통해 극소수 대부호들의 자산이 계속해서 불어나며 미술품의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번에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을 예로 들어 1997년 마지막 거래 당시 이 작품을 구매할 수 있을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산가는 10여 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는 50여 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며, 이들의 재력규모와 경매가는 비례 관계에 있다는 풀이를 내놓았다.

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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